'예수의 기적' 교회 방화 혐의 10대 유대인 체포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 북부 지방에 있는 한 유서깊은 교회에 고의로 불을 지른 혐의로 10대 유대인들이 체포됐다고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이 교회는 예수가 과거에 빵 5조각과 물고기 2마리로 5천명을 먹였다는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행한 곳으로 알려진 장소에 세워져 '오병이어 기념교회'로 불린다.
이스라엘 경찰에 따르면 전날 밤 북부 갈릴리 호수 인근 타브가 지역에 있는 이 교회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해 성직자를 위한 사무실과 회당, 창고, 기념품 가게를 포함해 교회 내외부가 크게 훼손됐다.
또 교회 내부에 있던 다수의 성경책과 기도서가 불에 탔다.
이 교회의 독일인 성직자는 "완전히 파괴됐다. 불이 매우 강력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교회의 한 벽면에는 빨간색 스프레이로 쓴 '거짓 우상은 격파돼야 한다'는 내용의 낙서가 발견됐다.
이스라엘 경찰은 사건 직후 민족주의자들이 저지른 범죄로 보고 수사에 착수, 이날 유대인 청년 1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은 모두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에 사는 유대교 신학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용의자들의 변호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는 이스라엘군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경찰은 어떠한 증거도 확보하지 못했으면 그들은 단순한 용의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몇년간 교회와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겨냥한 방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으며 주로 서안 정착촌에 사는 극단주의적 유대인의 소행으로 추정됐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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