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환자 메르스 확산 막아야"…투석치료 거점병원 필요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18 16:33:03
  • -
  • +
  • 인쇄
전문가 "투석환자 스스로도 싱겁게 먹고, 물 적게 마셔야 예방효과"
△ 메르스 발생 한 달, 전국 곳곳은 손소독제 행렬 (서울=연합뉴스) 오는 20일이면 국내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한지 한 달이 된다. 보건당국이 손 소독으로 메르스 감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고 관공서, 교육기관, 의료시설, 회사 등의 입구에는 어김없이 손 소독제 및 세정제가 비치됐다. 소리없이 찾아온 메르스.... 이제는 온 국민이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지켜 메르스 확산을 막을 때이다. 2015.6.18 << 연합뉴스 DB >> jjaeck9@yna.co.kr

"투석환자 메르스 확산 막아야"…투석치료 거점병원 필요

전문가 "투석환자 스스로도 싱겁게 먹고, 물 적게 마셔야 예방효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만성신부전으로 투석 치료 중인 환자에까지 확산하면서 고위험군에 대한 감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위해 별도의 거점 치료병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이처럼 목소리를 높이는 데는 만성콩팥병 환자가 바이러스성 질환에 특히 취약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장은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을 제거하고 수분을 조절하며 체내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만약 당뇨병이나 고혈압, 만성 사구체신염 등으로 신장의 기능이 소실돼 잔여 신기능이 정상의 10% 미만이 되거나 요독증상이 생기면 복막투석 등의 신대체요법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투석치료 중 음식 섭취에 따른 수분과 염분이 소변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서 신부전 환자들의 폐에 물이 차는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상당수의 신부전 환자가 이런 이유로 폐에 물이 차있는 편인데, 이때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침범하게 되면 환자에게 치명적인 폐렴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도 신부전을 당뇨, 만성폐질환, 면역저하와 함게 메르스 감염의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메르스 바이러스는 폐와 신장을 공격하기 때문에 신장질환 환자는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게 WHO의 분석이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메르스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와 마찬가지로 폐에 침범하며, 사스와는 다르게 신장 기능을 망가뜨리는 특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만성신부전 환자들이 받는 투석치료가 병원 내 별도의 투석치료실에서 약 40여명의 환자가 한데 모인 채 이뤄진다는 점이다. 마치 다인병실에서 환자들의 침상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처럼 환자별 기계가 격리되지 않은 채 투석이 이뤄짐으로써 한명이 바이러스성 질환에 감염되면 겉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석환자들이 이틀에 한번씩 약 4시간이나 체류하면서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는 점도 이런 위험성을 더욱 크게 하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한신장학회는 신장질환자에 대한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별도의 거점 투석치료병원 지정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양철우 교수는 "한국은 병원 내 투석실에 환자들의 침대가 밀접해 놓여있기 때문에 한 환자가 바이러스성 질환에 감염되면 전체적으로 확산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그렇다고 투석치료를 안하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만큼 고위험군으로의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별도의 투석치료 전문병원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현재 상황이 방역당국의 대책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만큼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들도 스스로 감염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성권 전 서울대의대 신장내과 교수(K내과 원장)는 "바이러스가 폐를 침범하지 않게 하려면 투석치료를 받는 중에도 폐를 마른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가급적 음식을 싱겁게 먹고, 물을 가급적 적게 마셔야 폐에 물이 차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