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부산 해수욕장…조기개장 3곳 피서객 33% 감소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파라솔을 펼쳐도 손님이 없어요."
18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피서용품 임대업자 4명이 파라솔 수십여 개를 설치했지만 이용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피서용품을 대여하는 천막에는 상인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백사장에 설치된 파라솔, 튜브, 비치베드보다 쌓여 있는 것이 더 많았다.
일부 외국인이 백사장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몇몇 나들이객이 해변을 거닐고 있을 뿐 썰령한 모습을 보였다.
크루즈선을 타고 부산을 찾은 외국인들이 동백섬과 해운대해수욕장을 누비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해수욕장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직격탄을 맞았다.
한 상인은 "메르스 사태 이후 파라솔을 펼쳐도 인건비도 건지지 못한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상인은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로 소비가 위축돼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는 메르스 때문에 장사가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조기개장한 부산지역 해수욕장 3곳을 찾은 피서객은 17일까지 39만2천명(해운대 25만2천명, 송도 8만5천명, 송정 5만5천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8만2천명)보다 33% 감소한 수준이다.
부산시는 피서객 감소와 관련, 메르스 영향도 있지만 이 달 들어 계속되는 흐린 날씨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산업과 관계자는 "밀폐된 실내에서 메르스 영향이 우려되지만 바람이 불고 햇볕이 강한 해수욕장에서는 메르스 감염 위험이 낮다"며 "시민과 관광객들이 메르스에 너무 위축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해운대관광시설사업소 관계자는 "관광안내소와 공중화장실 등에 손세정제를 비치했다"며 "올해는 백사장이 확 넓어졌지만 메르스 여파로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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