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달' 라마단 전날 예멘서 IS 폭탄테러
시아파 모스크 겨냥…31명 사망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예멘 수도 사나의 시아파 모스크 등에서 17일(현지시간) 오후 5건의 연쇄 폭탄테러가 일어나 최소 3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주요 외신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폭탄테러가 일어난 직후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예멘 시아파 반군을 겨냥해 벌인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는 3월 20일에도 사나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142명이 숨지는 대규모 자살폭탄 테러를 자행했다.
이날 오후 폭탄을 실은 차량 2대가 시아파 모스크 2곳에서 폭발한 데 이어 1대가 반군 후티 정치국 간부 살레 알사마드의 집 근처에서 터졌다.
사나의 알지라 지역 시아파 모스크 2곳에서도 폭발물이 터졌다.
IS는 이슬람권의 신성한 종교행사인 라마단(단식 성월) 시작 전날 저녁 신도가 모이는 기도시간을 노려 동시다발로 테러를 벌임으로써 시아파를 자극해, 종파간 갈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예멘에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IS는 시아파 반군 후티를 이교도라고 지칭하면서 자신들의 '주적'으로 명시했다.
이날 테러는 또 공교롭게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의 중재로 예멘 정부와 반군의 평화협상이 진행되는 도중 일어난 탓에 그렇지 않아도 공전되는 협상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예멘 정부 측 대표로 참석한 리야드 야신 외무장관은 17일 반군이 무장해제하고 점령지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지키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반군이 협상 대표단도 구성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앞서 반군 지도자 압델말리크 알후티는 16일 예멘 사태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를 방해하고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협상을 중재한 이스마일 오울드 세이크 아흐메드 예멘 파견 유엔 특사는 17일 오후 반군 측에 10명 규모의 대표단을 구성하라고 촉구하면서 협상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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