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 IS 점령 팔미라 공습…고대유적 파괴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으로 수니파 무장조직 IS(이슬람국가)가 점령한 고대도시 팔미라의 유적이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6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 지난 13일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으로 팔미라 벨 샤민 사원의 북측 담벼락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팔미라를 장악한 IS는 선전을 위해 고대의 유적을 박살 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금까지는 유적을 건드리지 않았다.
팔미라 주민 오사마 알카텝씨는 "공습은 시리아 정부군이 했다"면서 "IS는 적어도 유적에서 2km 밖에 떨어져 있는데, 공습한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4년째에 접어든 시리아 내전 기간 시리아 정부가 팔미라 유적을 파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시리아 정부군 부대가 팔미라 유적을 요새화하고 나서 이어진 전투에서 벨 사원 내 기둥 여러 개가 쓰러졌고, 담벼락 외부도 훼손됐다. 시리아 정부군은 또 팔미라 유적 등지에서의 약탈에도 연루됐다.
브라이언 대니엘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박물관 연구담당 국장은 "팔미라는 약탈당하고 극도로 훼손됐지만, 이는 IS가 팔미라를 점령한 지 한참 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시리아인들에게 문화재 보호 기술 전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유네스코는 팔미라 주변에서 이뤄지고 있는 IS와 시리아 정부군의 전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시리아 사막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 팔미라는 고대의 가장 중요한 문화 중심지 중 하나로 1∼2세기 대도시의 유적이 남아 있다. 특히 대열주와 발 사원이 유명하다. 유네스코는 1980년 이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15일에는 시리아 북부도시 마라트 알 누만의 고고학 박물관에 폭탄을 투척해 값을 매길 수 없는 문화유적을 파괴했다.
마이클 단티 보스턴 대 고고학자는 "고의적으로 유적을 목표로 삼아 공습을 한 것으로 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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