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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도쿄에서 벌어진 TPP 반대 시위(AP=연합뉴스) |
"TPP 무산위기는 아시아에 대한 미 영향력 공백위기"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심 과제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무산 위기에 처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추락할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지도력'이라는 말이 이미 껄끄러워진 상황에서 중국에 대항하는 다른 나라들을 돕겠다던 오바마 대통령의 약속이 그 기반을 잃을 것이라는 것이다.
앞서 미국 하원은 지난주 TPP 타결에 필수적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을 부여하는 법안의 연계법인 무역조정지원제도(TAA) 안건을 부결시켰다. 16일 재투표 시한을 7월 말로 연장하기는 했지만 통과 가능성은 미지수다.
다케모리 순페이 게이오대 교수는 "만약 이것이 무너진다면 환태평양 국가들은 아연실색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데 미국이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는다면 그건 비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PA 없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TPP 협상에 타결에 필요한 다른 정부들의 양보를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게 아시아 지역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은행의 대항마로 여겨지는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막지 못한 데 이어, TPP까지 실패하면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경제 외교는 또다시 좌절을 겪게 되는 셈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 못지않게 TPP에 사활을 거는 것은 일본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4월 협상을 제안하는 의회 연설에서 "우리의 안보 문제이기도 하다"며 "장기적으로 그 전략의 가치는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후지사키 이치로 전 주미 일본 대사는 TPP를 "생각이 비슷한 나라들을 관계를 굳혀주는 접착제"라며 "아시아의 규칙을 제정하는 데 중요한 시기이고, TPP는 올바른 규칙을 수립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TPP 협상에는 미국과 일본,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송구오유 교수는 "중국은 TPP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재균형 전략의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중국을 제외한 클럽을 만들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협상이 무산된다면 통합된 무역 시스템을 만들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자 중국의 최대 교역국인 한국은 TPP 타결 이후 가입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지만,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신문은 한국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보다 나은 협상을 위해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한국 정부는 큰 저항을 불러왔던 한미 FTA 협상 이후 정치적으로 민감한 미국 주도의 무역 협상에 참여하는 데 신중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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