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병사 "구타에 염증"…이탈 8일만에 철책선 넘었다(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16 18: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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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흥 7군단 예하부대 보위장교 운전병…함흥서 200여㎞ 남하해 귀순

北병사 "구타에 염증"…이탈 8일만에 철책선 넘었다(종합)

함흥 7군단 예하부대 보위장교 운전병…함흥서 200여㎞ 남하해 귀순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일주일간의 차량과 도보 이동, 그리고 남측 군 소초(GP) 인근에서의 하룻밤 대기.

지난 15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병사(하전사 중 하급병사)가 복무 중이던 부대에서 달아나 한국 철책선을 넘는데는 꼬박 8일이 걸렸다.

16일 군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귀순한 병사는 함흥지역의 북한군 7군단 예하부대에서 보위장교(대좌) 운전병으로 근무했다. 19세인 하급 병사인 그는 선임병 등으로부터의 잦은 구타에 시달리면서 한국으로 귀순할 것을 결심했다고 한다.

군 복무에 염증을 느끼던 그는 지난 7일 몰래 부대를 빠져나오는데 성공했다. 이후 그는 일주일간 차량과 도보를 이용해 남쪽으로 이동했다. 함흥에서 200여㎞를 남하해 MDL을 넘은 것이다.

지난 14일 중동부 북한군 전선 지역에 도착한 이 병사는 밤이 되자 북한측 철책을 통과하는데 성공했다. 주변은 음력 4월 그믐을 하루 앞둔 날이어서 달빛이 거의 없었다.

이 병사는 칠흑같은 어둠을 틈타 우리 군 GP에서 500여m 떨어진 고지 주변에 도착했다. 그는 이곳에서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군 병사는 14일 저녁에 MDL에서 500m 떨어진 210m 높이의 고지에서 있다가 아침에 발각된 장소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날 오전 날이 밝았고, 이 병사는 인기척을 느낀 우리 군 GP 근무 병사에게 발견됐다. 15일 오전 7시 55분이었다.

우리 군을 발견한 이 북한 병사는 "북한군이다"라고 소리쳤다. 소속 부대 탈출에서 한국의 땅을 밟는 데까지 8일간의 '길고 긴' 귀순 여정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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