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복지시설 휴관…메르스로 갈 곳 잃은 노인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16 10:38:55
  • -
  • +
  • 인쇄
충북 노인복지관 휴관·개장휴업 상태…경로당도 14.4% 운영 중단


경로당·복지시설 휴관…메르스로 갈 곳 잃은 노인들

충북 노인복지관 휴관·개장휴업 상태…경로당도 14.4% 운영 중단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놀러 가고는 싶은데 메르스 때문에 가기도 겁나고, 심심하고 답답하지만 그냥 집에서 쉬는 거지 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을 이용하던 노인들이 갈 곳을 잃었다.

옥천에 거주하던 90번 환자가 지난 10일 숨진 이후 추가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면역력이 약해 메르스 감염이 쉽다는 우려 때문에 노인들이 이용하는 시설이 속속 운영 중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물론 노인들 스스로 가족의 권유로 이용을 삼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16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16개 노인복지관 중 11곳이 메르스 확산에 따라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나머지 5곳은 정상적으로 문을 열고 있지만 찾아오는 노인들이 많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던 노인 참여 프로그램 역시 올스톱 된 상태다.

노인들로 북적거리던 경로당도 사정은 비슷하다.

도내 4천13개 경로당 중 578곳(14.4%)이 문을 닫았다. 확진 환자가 발생했던 옥천 292곳과 보은의 259곳, 청주의 18곳 등이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옥천군이 일괄적으로 경로당 운영 중단을 결정하자 인접한 보은 지역도 노인들의 양해를 얻어 20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로당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문을 닫은 경로당을 이용하던 노인들은 졸지에 갈 곳을 잃어 본의 아니게 '자가 격리' 상태가 돼 따분함을 달래고 있다.

경로당을 순회하면서 노인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고, 흥을 돋궈주던 여가 증진 강사인 '9988 행복 나누미'들의 활동도 눈에 띄게 줄었다.

도내 3천곳의 경로당에서 노래나 건강체조·춤을 가르치던 행복 나누미들의 활동은 메르스 발생 이후에는 전체의 43.6%인 1천309개 경로당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나머지 1천691개 경로당에서 행복 나누미 활동이 중단된 지는 꽤 됐다.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자 "우리도 좀 쉬자"며 행복 나누미의 방문을 중단해달라고 경로당에서 먼저 요청한 곳도 있다.

청주에서 경로당을 이용하는 김모(81)씨는 "평소 같으면 아침 일찍 부지런을 떨어 경로당에 나가 간식도 만들어 먹고 노래도 배우며 어울렸을텐데 요즈음에는 텃밭에 나가 물을 주거나 잡초를 뽑는 게 일과의 전부"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의 건강이 우선"이라며 "메르스가 잠잠해지면 노인 복지시설 운영을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