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차기 정부구성 안갯속…제1야당 '야권연정' 제안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15 21: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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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터키 차기 정부구성 안갯속…제1야당 '야권연정' 제안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터키 총선 결과가 나온 지 1주가 지났지만 차기 정부가 어떻게 구성될지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1위 정당은 연립정부 구성 협상을 아직 시작하지 않았고 2위 정당은 3개 야당만으로 연정을 출범하는 방안을 내놨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는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한 3개 야당을 "60% 진영"으로 규정하고 국민 다수의 뜻을 반영하는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는 "총선 결과 '40% 대 60%'의 균형이 도출됐다"며 "모든 정당은 이 균형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연정 구성의) 의무는 60% 진영에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총선 결과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40.87%를 득표했으며 CHP 24.96%, 민족주의행동당(MHP) 18.29%, 인민민주당(HDP) 13.12% 등의 순이었다.

이 득표율에 따라 AKP는 258석을 얻어 전체 550석의 46.9%를 차지했고 CHP 132석, MHP와 HDP는 모두 80석이 배분됐다.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는 또 "다음 선거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며 정부 구성 실패에 따른 조기총선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CHP가 MHP, HDP에 연정을 제시했지만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극우성향의 MHP는 터키의 최대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에 기반을 둔 HDP와 정치적·민족적 견해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터키 정계에서는 보수 이슬람 성향인 AKP가 야당 중에서 가장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MHP와 연정을 구성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적대 관계인 MHP의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는 AKP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거듭 공언했다.

바흐첼리 대표는 또 지난 주말 "연정이 구성되지 않으면 조기총선이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조기총선 가능성도 열어뒀다.

MHP는 동트(D'Hondt) 방식의 의석 배분에 따라 득표율은 3위지만 5%포인트 낮은 4위인 HDP와 의석 수는 같다.

정계에서는 AKP와 CHP, MHP 3개 정당이 대연정을 구성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CHP도 MHP와 마찬가지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국정에 개입하지 않고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헌법개정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등의 조건이 없다면 연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1위 정당에 정부구성 권한을 우선 부여하고 실패하면 2위 정당에 주겠다"며 헌법에 따라 45일 안에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정부구성 권한을 주기에 앞서 원내 진출에 성공한 4개 정당의 대표들과 개별적으로 회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개 야당은 모두 대통령은 연정을 논의할 권한이 없다고 반발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터키 일간 휴리예트의 세르칸 데미르타시 칼럼니스트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염원인 대통령제 개헌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는 정당들에 정부구성을 촉구했지만 조기총선을 치러 AKP가 다수당이 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당 간 연정 논의는 오는 30일로 예상되는 국회의장 선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에 따라 선거위원회(YSK)가 오는 19일 공식 개표결과를 발표하면 5일 뒤인 24일 의회는 의원 선서식을 하고 국회의장 선출 전까지 5일 동안 휴회한다.

터키 정계의 관례에 따라 연정 협상이 이뤄진다면 총리는 연정의 다수당이, 국회의장은 소수당이 맡을 것으로 예측됐다.

연정이 구성되지 않으면 AKP만으로 소수정부를 구성하거나 조기총선을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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