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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안심병원에서 진료 기다리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5일 오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부터 안전한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세브란스 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15.6.15 saba@yna.co.kr |
'국민안심병원' 운영 첫날 "안심된다"…일부는 "불안 여전"
평소보다 병원 활기…일부 환자 복잡한 진료 절차에 불만도
(전국종합=연합뉴스) '국민안심병원'(이하 안심병원) 운영 첫날인 15일 해당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대체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안심병원 운영에도 병원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씻을 수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병원 가기를 꺼리는 환자들이 마음 놓고 검진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심병원을 지정했다.
이날 2차로 추가 지정된 74곳을 비롯해 전국 161개 병원이 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 이 가운데 1차로 지정된 87곳의 병원이 이날 운영에 들어갔다. 추가 지정된 74개 안심병원은 16∼22일 차례로 운영을 시작한다.
운영을 시작한 안심병원을 찾은 고열 환자 또는 호흡기질환자들은 외래, 응급실 대신 별도의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받았다.
입원 시에도 1인실이나 1인 1실로 입원하게 된다. 또 중환자실도 폐렴환자는 메르스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안심병원들은 건물 외부에 천막 등으로 선별진료소를 마련하고서, 열이 있거나 호흡기질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따로 모아 상태를 살폈다.
또 입구마다 직원을 배치, 방문객이나 환자들을 대상으로 열을 체크하고 14일 이내 중동국가나 다른 의료기관을 방문했는지 호흡기질환이 있는지 등을 점검했다.
대전지역 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유성 선병원은 평소보다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입구에 서서 내방객의 열을 체크하던 병원 관계자는 "메르스가 지역에 발생하고서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는데, 오늘은 전에 비해 진료받으러 오신 분이 많다"며 "환자분들도 비교적 협조를 잘 해주시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대학교병원을 찾은 환자들도 '메르스로부터 안전하다'고 인정된 병원이라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역시 본관과 어린이병원 앞에 선별진료소를 마련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병원 측은 이날 예약자 전체에게 미리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같은 안심병원 운영 사실을 공지했다.
응급실 앞에도 '메르스 유행 병원이나 타 병원을 다녀오신 환자분께서는 의료진에게 알려주시기 바란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직원을 배치, 응급실에 들어서려는 환자들에게 일일이 관련 질문을 했다.
병원을 방문한 김한샘(37)씨는 "아무래도 드나드는 사람의 체온을 재서 선별진료소로 따로 안내하기 때문에 안심이 된다"면서 "입구에서 체온을 재는 게 불편하지만 감수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별진료소 운영에 불만을 터뜨리고 여전히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도 있었다.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찾아 선별진료소에서 문진을 받은 박모(34·여)씨는 "나는 기침을 한다고만 했는데 갑자기 선별진료소로 보내서 더 불안하다"면서 "별다른 의심 증상도 없는데 다른 (메르스) 환자가 있었을지도 모르는 곳에 가야 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순천향대학교병원을 찾은 일부 방문객도 이런 절차에 대해 불편을 호소했다.
주민번호를 확인하고 어떤 병원을 다녀왔는지 묻는 과정에서 신경질을 낸 환자가 병원 직원들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전날 관내에서 처음으로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하고, 두 번째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진 부산 시민은 안심병원조차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산 해운대백병원과 고신대복음병원에도 선별진료소가 마련됐지만, 찾는 이는 거의 없었다.
고신대병원을 찾은 한 50대 여성 환자는 "안심병원이라고 하지만 안심하고 병원을 찾은 것은 아니다"라며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용윤, 권영전, 최영수, 조정호, 김선호,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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