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 "대기업 면세점과 한판 대결"(종합)
증자로 500억원 투자…"추가로 무차입 1천억 확보 여력도"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서울시내 중소·중견기업 몫으로 면세점 특허신청을 낸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은 "최고급의 해외명품 브랜드 뿐만 아니라 물량도 최대 규모로 갖추고 대기업 면세점과 한판 대결을 벌일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국내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면세점 규모나 경쟁력을 대기업 면세점 수준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부회장은 "해외 유명 면세점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 면세점으로부터 해외명품 브랜드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며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면세점 영업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 현재 우리나라 면세점 사업전망을 어떻게 보나.
▲ 현재 유커의 폭발적 증가에 힘입어 면세점 시장도 최근 2년간 급성장했다. 그러나 엔화약세에 따른 국내관광시장에서의 중국 고소득층 이탈, 일본 관광객의 급감, 최근 메르스와 같은 돌발적 요인 등 부정적 요소도 상존하고 있다.
향후 2∼3년 내 중국인 관광객을 견인할 지속적인 한국 방문 동기요인이 추가로 확충되지 않으면 국내 면세점시장은 급격히 위축될 우려가 있다. 단기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이외 지역의 수요를 겨냥해 글로벌 차원의 면세점 운영관리과 마케팅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중국정부가 해외 쇼핑 구매금액을 제한하거나 중국인 관광추세가 개별자유여행으로 바뀔 때에도 대비해야 한다. 일본 관광객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면세점에서의 명품위주 판매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쇼핑품목 변화에 따른 적절한 아이템 선정도 중요해졌다.
-- 면세점 사업을 위해 얼마나 투자할 계획인가. 세부내용은.
▲ 얼마나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가가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순수 면세점 운영 면에 대해서는 대기업 면세점과 대등한 수준에서 투자할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이라고 해서 규모가 작거나 부족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돈을 차입해 투자하기는 쉽지만 면세사업의 특성상 이자비용 등 금융비용이 커지면 사업을 계속 운영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관광사업 특성상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고 사업이 잘될 때가 있고 어려울 때가 있는데 이런 변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면세점 운영의 핵심이다.
하나투어가 주도하는 에스엠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운영사업자로서 270억원의 자본금을 갖추고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270억원의 자본금도 주주들의 증자참여로 전액 무차입으로 마련했다. 시내면세점 투자 예상금액은 500억원 규모다. 전액 추가 출자로 마련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무차입 경영 원칙을 지킬 것이다. 보통 건물 임차비용으로 500억원 정도가 필요한데 우리는 자가 건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상당한 임차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순수 면세점 사업에만 500억 원을 투자해 관광객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면세점을 운영하다가 추가 투자가 필요하면 무차입으로 1천억원 이상 확보할 여력도 있다.
--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 사업계획을 4안으로 표현할 수 있다. (安全) 쾌적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安價) 합리적인 가격으로 (安心)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安樂) 안락하고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사업계획의 방향이다.
종로 인사동길의 하나투어 본사 건물을 면세 쇼핑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쾌적하고 안전한 장소로 만들고, 상품공급을 해주는 중간 벤더를 거치지 않고 공급사들과의 직거래로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것이다.
우수 중소·중견기업으로 구성된 '상품선정 위원회'를 통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가별로 각기 다른 관광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구성을 통해 관광객에게 원하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다.
하나투어가 여행 기업으로 고객의 니즈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우수한 중소중견기업의 연합으로 구성돼 있기에 가능한 사업계획이다.
이미 사업자로 선정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과의 역할을 구분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 면세점 사업부지로 인사동에 있는 하나투어 본사를 선택한 이유는.
▲ 면세점 하나를 만들어 놓는다고 해서 관광객이 몰리지 않는다. 면세점은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접근이 편리한 곳에 있어야 한다. 볼거리(전통문화)·즐길거리(K-엔터테인먼트)·살거리(구매)·먹거리(한국적인) 등 주변의 관광인프라와 결합될 때 고객유입이 효과적으로 이뤄져 지역발전과 고용창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명동은 외국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이자 우리나라 관광과 쇼핑의 중심지지만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이기에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서울이 세계적인 도시들과 경쟁하려면 명동을 더욱 확장시키고 키워야 한다. 명동을 더 큰 명동으로 성장시킨다면 서울 전체가 세계적인 쇼핑관광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명동과 인접한 종로는 서울의 중심이고, 인사동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의 중심지이다. 창덕궁과 경복궁 고궁을 비롯한 전통문화 유산과 인사동 문화지구, 북촌 등의 문화관광벨트와 종로청계관광특구의 교차지점에 위치한 하나투어 본사사옥이야말로 면세점 입지로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홍콩이 아시아에서 쇼핑천국으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관광객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에 백화점과 면세점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인사동 문화지구 내 에스엠면세점이 들어선다면 명동까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명동관광벨트가 종로까지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홍콩의 침사츄이(尖沙咀)가 쇼핑관광의 중심적인 기능을 하듯 우리도 시내 중심에서 시작해 넓혀가야 한다. 명동에서 을지로를 지나 종로까지 더욱 넓어진 명동관광벨트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의 최고 문화관광쇼핑타운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외국 관광객이 전통문화관광과 쇼핑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다.
-- 다른 경쟁 업체와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 우리는 관광객을 가장 잘 알고 있고, 면세점 사업과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관광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여행 업계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막강한 고객 동원력을 바탕으로 고객 쇼핑 스타일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것이다.
우리는 중소·중견기업의 연합 면세점이다. 중소·중견기업의 우수한 제품과 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을 발굴해 세계 시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판로를 만들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여기에 한류를 가미하고 하나투어의 글로벌마케팅 역량을 집중시켜 국가대표 상품을 발굴하고 육성하며 그 성과를 공유할 것이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면세점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에스엠면세점이 위치할 인사동 전통문화지구와 고궁 등의 소상공인, 문화관광종사자, 종로구 등 지자체, 문화창조 융합센터 등과 협력하고 상생해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관광쇼핑타운을 만들 것이다.
-- 면세점 특허권을 따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칠 것인지. 주요 고객층을 누구로 할 것인지.
▲ 주요 고객층은 내국인을 포함한 관광객이다. 우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관광객이 주요 고객층이 되겠지만, 중국에만 의지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
하나투어는 여행사업 운영과 글로벌 면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관광객과 면세점 시장의 가변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중국관광객의 여행 형태와 쇼핑 형태가 변해 쇼핑이 감소할 때도 하나투어가 보유한 현지법인 등 전 세계 32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국적의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고객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다.
하나투어가 보유한 자체 글로벌 네트워크와 국내 관광업계, 전 세계 관광업계 네트워크와 협력해 연간 500만명 이상의 외국인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에스엠면세점과 협력관계를 한 iHQ, Cube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문화창조 융합센터의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CJ 등과 협력해 제대로 된 한류마케팅을 펼칠 것이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면세사업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하나투어는 일본 법인을 통해 일본현지에서 면세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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