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대한민국 흔들고 있는 메르스 (수원=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 최초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50대 여성이 수도권의 병원에서 숨져 보건당국이 정확한 사망원인 파악에 나선 가운데 1일 오후 수도권 어느 병원의 응급의료 센터 모습. 2015.6.1 drops@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geenang |
부산 첫 환자 사망, 두 번째 환자 확진…보건당국 비상(종합)
격리자 881명으로 늘어…초등·유치원 33곳 휴업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부산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처음 감염됐던 81번 환자가 숨지고 두 번째 양성반응을 보여 격리됐던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격리자는 932명으로 늘었으며, 15부터 일부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메르스 사태 이후 첫 휴업을 들어간다. 두 번째 감염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에는 첫 '코호트 격리 조치'(Cohort Isolation)가 내려졌다.
부산시 등 보건당국은 확산에 대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 부산 첫 감염 환자 폐렴증세 악화 사망
부산의료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던 부산지역 첫 감염 환자인 81번 환자 박모(61)씨가 격리 8일 만인 14일 오후 2시 13분 숨졌다. 메르스 확산 이후 국내 15번째 사망자다.
박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있던 친척의 병문안을 갔다가 감염됐다.
박씨는 이달 6일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으며, 지난 9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확진 환자로 등록됐다. 이후 부산의료원 음압병실에 격리돼 치료를 받았지만, 호흡 곤란과 폐렴 증세가 악화해 이날 숨졌다.
김기천 부산시 건강체육국장은 "부산대병원을 비롯한 시내 대학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등과 협동진료를 통해 치료했지만,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힘들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평소 간 기능이 안 좋았지만, 그 이외의 특별한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두 번째 양성반응자 확진 판정
부산에서 두 번째 양성반응을 보인 이모(31)씨에 대해 질병관리본부가 이날 확진 판정을 내렸다. 이씨는 143번째 감염자로 기록됐다.
143번 환자는 지난달 30일까지 대전 대청병원에서 파견 근무한 이후 부산으로 돌아와 발열과 복통 증세를 호소하며 동네 자혜내과와 부산센텀병원, 한서병원, 좋은강안병원 등을 차례로 들렀다.
8일 다시 좋은강안병원을 찾았지만 메르스 감염을 의심하지 못하면서 소화기내과를 통해 입원했다.
11일 오후 가벼운 기침 증세를 보이다가 12일 오전 대청병원 근무 사실이 드러나면서 병원 측이 보건소에 신고했다.
12일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양성 판정을 내린 이후 동아대병원 음압병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143번 환자는 다른 일반 환자와 한 병실에 있었는데 아직 같은 병실에 있었거나 같은 병동에 있었던 사람 가운데 메르스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없다고 방역 당국은 밝혔다.
좋은강안병원에서 143번 환자와 접촉한 이후 이상증세를 보인 13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143번 환자의 어머니(57)를 비롯해 의료진 등 4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 143번 환자와 접촉했거나 회사 동료 등 5명이 발열과 소화기계통 장애 증상을 보여 부산시가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이 중 1명은 143번 환자의 체온을 측정한 센텀병원 의료진으로 37.5도의 발열에다 기침 증상을 보이고 있다.
◇ 격리자 수 932명으로 늘고 병원 첫 '코호트 격리'
143번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람이 추가되면서 14일 현재 부산에서는 881명이 격리되거나 능동감시 대상자로 등록됐다.
병원에 격리된 사람은 13명이며, 자가 격리자는 684명이다. 보건소가 184명에 대해서는 능동 감시하고 있으며 감시가 해제된 사람은 총 51명이다.
143번 환자가 8일부터 12일까지 입원했던 좋은강안병원에 대해서는 14일 일부 병동을 외부와 완전히 차단하는 '코호트 격리' 조처가 내려졌다.
143번 환자가 입원했던 12층과 그 아래층이 대상이다. 또 10층 전체를 비워 일반 병동과 거리를 두는 격리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12층 입원 환자 20여 명은 11층과 12층에 분산해 1인 1실을 사용하도록 했다.
부산시는 병원에 격리된 환자 가운데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해당 병실을 음압격리실로 전환하고 양성 판정을 받으면 치료병원으로 이송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병원 전체 입원환자 300여 명 가운데 일부는 퇴원 이후 자가 격리를 택했고, 현재 250여 명이 남아 있다.
이날 오후 진행된 환자 재배치를 위해 경찰력까지 동원돼 병원 전체가 봉쇄됐다.
부산시는 이 병원에 대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외래진료를 못하도록 했다.
143번 환자가 들렀던 부산센텀병원과 한서병원에 대해서는 CCTV를 면밀하게 분석한 이후 대처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 초등학교 7곳과 유치원 26곳 휴업
메르스 확산을 우려한 부산지역 초등학교와 유치원 33곳이 15일부터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학교 운영위원회가 휴업하기로 한 곳은 143번 환자의 이동 경로에 있는 수영, 광안, 민락, 호암, 망미, 배산, 광남 등 7개 초등학교다. 이들 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활동도 전면 중단한다. 초등학교 외에 유치원 26곳도 휴업을 결정했다.
시 교육청 측은 이날 대책회의를 열고 143번 환자의 이동경로에 있는 학교에 대해 일률적인 휴업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학교운영위원회와 유치원 측이 휴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 교육청은 맞벌이 부부를 위해 휴업을 하더라고 아이 돌봄 교실은 운영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한편, 시 교육청은 부산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이날 시내 모든 학교에 긴급 소독작업을 했으며 15일부터 학생과 교직원, 외부 강사 등 모든 학교 출입자에 대해 발열 검사를 하도록 일선 학교에 지시했다.
김석준 교육감은 "휴업을 결정한 학교 현황과 교육 당국의 대응 상황을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학부모와 공유하고 있다"며 학부모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 질병관리본부 부산에 임시 대책반
부산에서 메르스 환자가 숨지고 두 번째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자 역학조사관 4명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장, 지원요원 등 22명으로 구성된 임시대책반이 부산에 상주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부산시 보건당국과 함께 확산 방지와 접촉자 관리, 역학조사 등의 업무를 맡는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체온계와 마스크 등 자가격리에 필요한 장비 2천 세트와 각종 방역 장비를 부산에 내려 보냈다.
부산시도 메르스 종합 대책본부를 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하고 확산 방지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재난대책본부는 시 공무원은 물론 경찰, 소방, 교육 공무원 등이 대거 포함됐다.
또 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인력을 8명에서 28명으로 늘리고, 자원봉사자까지 투입해 의심환자와 격리자에 대한 밀착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