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빈곤층 위해 기후변화 막자' 첫 회칙 발표 예정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14 16: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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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회칙 18일 발표 예정

교황, '빈곤층 위해 기후변화 막자' 첫 회칙 발표 예정

취임 후 첫 회칙 18일 발표 예정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3월 즉위한 후 처음 으로 주교들을 향한 '회칙'(encyclical)을 18일(현지시간) 발표한다.

회칙의 주제는 '기후변화가 전세계 빈곤층에 미치는 영향'이 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은 회칙을 계기로 유엔이 주도하는 기후변화 협상에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를 가톨릭 교회가 수용하는 상황인 만큼, 종교와 과학이 새로운 연계를 모색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기후변화 협상의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교황이 발표하는 회칙은 주교들에게 보내는 형식을 통해 전세계 가톨릭 교회와 10억여 가톨릭 신자에게 전파되는 사목 교서다.

교황은 회칙에서 통상 과학적 틀에서만 논의되던 환경문제를 신학과 믿음의 문제로 재정의할 예정이다. 또 수백만명을 빈곤에서 구한 자본주의가 어떻게 자연을 개발하고 거대한 불평등을 낳았는지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회칙 초안 작업을 총괄하는 가나의 피터 턱슨 추기경은 "지구와 인간을 구하기 위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찾게 될 것"이라고 올 봄 바티칸에서 열린 기후변화 콘퍼런스에서 말했다.

바티칸 관계자들은 회칙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신학적인 사목교서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교황은 이미 여러 차레 기후변화를 초래한 인간의 역할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적했고, 교황청 과학원도 기후변화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소비를 낳고 사회의 중요한 윤리문제라고 비판해왔다.

앞서 교황은 올해 초 필리핀 순방에 동반한 기자들에게 "지구온난화는 대부분 인간이 만들어낸 현상"이라면서 "자연의 뺨을 때린 것은 인간으로, 우리는 자연을 너무 많이 착취해왔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교황은 작년 5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대표로 한 유엔 대표단과 만났을 때도 공식 주제로는 '가난'을 논했지만, 비공식 석상에서는 환경문제가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토론으로 옮겨갔다.

교황은 7월 남미를 시작으로 9월에는 쿠바와 미국 등을 방문해 회칙에 따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지구온난화 경감 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12월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등을 고려할 때 회칙은 유엔의 기후변화 관련 협상에 박차를 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크리스티나 피게레스 유엔 기후변화 사무국장은 "회칙은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보수진영은 교황이 일부 과학자들에게 경도돼 환경문제를 거론함으로써 인구제한과 같은 논쟁적 주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티파티 등 공화당 보수파들이 교황의 이같은 입장이 미국의 이익에 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황청 과학원 원장인 마르셀로 산체스 소론도 주교는 최근 인터뷰에서 "지구온난화에 부자는 대비가 잘 돼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준비되지 않아 고통받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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