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성동훈 작가와 '코뿔소의 가짜왕국' <사비나미술관 사진 제공> |
용광로 철 잔해물과 청화백자로 표현한 '가짜 왕국'
조각가 성동훈 6년만에 국내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돈키호테 조각가로 알려진 성동훈(48)의 개인전이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국내에선 6년 만에 열리는 그의 전시 제목은 '페이크 오브 킹덤'(Fake of Kingdom·가짜 왕국)이다.
성동훈은 이번 전시는 "인간이 추구하는 근원적인 것 혹은 사회에서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문제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며 "사람관계에서도 진실이 오가기를 희망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 예술 안에서도 모순과 위장이 난무하는 상황을 풍자하는 작가적 고백"이라고 작가노트에 적었다.
꽤 오랜만에 국내 관람객과 만나는 그의 작품은 새로운 재료의 시도를 보여준다.
지난 25년간 공업용 특수시멘트와 금속의 고유한 성질을 이용한 작가는 이번에는 용광로의 철 잔해물과 작은 모양의 여러 청화백자 등 다양한 재료를 결합했다.
'코뿔소의 가짜왕국'이라는 작품에는 붉은 용광로 철 잔해물, 추락한 비행기의 잔해, 잉어와 꽃 모양의 작은 청화백자, 요즘 비즈공예에 쓰이는 재료 등이 사용됐다.
작품에 사용된 철 잔해물은 표면이 매끄럽지 않다.
손으로 만져보면 울퉁불퉁하고 현무암 모양에 가깝다.
녹아내린 듯한 붉은 쇠 색깔이 그대로 보이고 쇠 특유의 질감과 무게감도 느껴진다.
소재가 거칠고 단단해 절단이나 용접 등의 가공이 어려운 재료를 여러 시도 끝에 조각에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전시작에는 거대한 상어 모양의 '검은 통곡'도 포함돼 있다.
작가는 "지난해 4월 대만에서 작업을 하다가 세월호 참사 소식을 접했다"며 "바다의 포식자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상어를 통해 관련 시스템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인도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교적 의미의 형상을 조합해 만든 뒤 가짜 도금해 위장이 주는 아이러니함을 드러내고자 한 '무식한 소', 사슴 모양의 '백색 왕국' 등 17점이 전시된다.
그동안 인도, 대만, 중국에서 작품 연구와 제작활동을 한 작가는 올해 하반기 다시 인도로 떠나 작품활동을 할 계획이다.
문의 ☎ 02-736-4371.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