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 나치 강제노동 문서센터 찾아가 "경의"
나치 강제노역 역사 현장 방문…일본에 간접 메시지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을 방문한 윤병세 외교장관이 12일(현지시간) 수도 베를린 브리처 슈트라세에 있는 나치 강제노동 문서센터를 찾았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교장관과 오찬 회동을 하고 독일 언론과 간담회를 마친 직후였다.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시도에 대해 세계유산위원회(WHC) 의장국인 독일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고 한국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에서였다.
1천100만∼1천200만 명 규모의 독일 내 나치 강제노동 동원의 역사 자료를 모아둔 기념물은 이곳이 유일하다. 2004년 베를린 시의회에서 센터 설립이 결정되고 2006년 13개 막사를 갖춘 강제노동수용소(베를린 쇠네바이데)였던 이곳의 6개 막사 공간이 센터로 탈바꿈했다.
지난 2013년부터 상설전시장으로 자리 잡은 이곳에선 오는 11월에는 '군대를 위한 건전지'라는 주제로 수용자들이 강제노동한 배터리 기업 '페르트릭스'에 관한 전시 행사가 열린다.
앞서 베를린 쇠네바이데는 1943년 '트윈 수용소 75/76'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져 강제노동자 2천 명의 숙소로 이용됐다.
그러나 2차대전 종전 이후 동쪽 막사는 탁아소, 사우나, 볼링장 등으로 바뀌고 서쪽 막사는 면역물질연구소 등으로 활용되다 1989년 이후 해체되고 나서는 공터로 있었다.
문서센터는 전시 행사와 문서 보관·열람, 교육을 통해 나치 강제노동의 실상을 알리고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으려는 데 설립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윤 장관은 크리슈티네 글라우닝 센터 소장의 안내를 받아 전시된 자료를 둘러보며 2차 세계대전 기간 베를린와 인근 도시에만 강제노동자 숙소 3천 개가 있었다는 등의 설명을 들었다.
윤 장관은 30분 간 관람을 마치고서 방문록에 영어로 "2차대전 기간 강제노역 희생자, 그리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며 미래로 향하는 독일 국민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 "정의, 진리, 그리고 양심이 지금뿐 아니라 앞으로도 승리하기를 기원한다"라고 적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