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공개 이후 가족까지 주변 눈치 봐…고군분투 의료진 힘 보태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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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텅 빈 충북 옥천성모병원 대기실 |
환자 발길 '뚝'…후폭풍 시달리는 옥천 메르스 경유병원
옥천성모병원, 환자 하루 350명 달해 북적거리던 풍경 사라져
"병원 공개 이후 가족까지 주변 눈치 봐…고군분투 의료진 힘 보태달라"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하루 350여명이 이르던 외래환자가 5분의 1토막 났습니다. 진료받아도 괜찮냐는 전화만 하루 수십 통 넘게 걸려 오고요"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3차 슈퍼 전파자' 후보로 지목한 90번째 환자(52·지난 10일)가 경유한 충북 옥천성모병원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11일 오전 평소 같으면 환자들로 북적거릴 병원 1층의 접수대와 대기실 앞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환자 4∼5명만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직원은 "응급실과 12개 진료과가 모두 정상진료를 하는 데도, 선뜻 병원 문을 들어서는 환자가 없다"며 "어제 정부서 위험환자 경유지로 거론한 뒤 기피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하소연했다.
응급의료지정기관인 이 병원은 지난달 28일과 29일, 지난 6일 3차례 90번째 환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전염 가능성이 있는 의료진 등 11명이 자택격리된 상태다.
환자를 가까이서 접촉한 간호사 등 2명은 다행히 정밀검사서 '음성'으로 판정돼 12일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에서 '위험 환자' 경유 병원으로 공식발표한 뒤 입원한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90번째 환자가 당뇨약 등을 처방받기 위해 방문했지만, 대기실에 잠시 머물거나 임시 진료소에서 진료받은 정도였다"며 "지역의 거점병원으로, 메르스 비상진료체계까지 구축하고 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숨을쉬었다.
그는 "병원명이 공개된 뒤 직원의 가족까지 주변의 눈치를 살피는 이중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가 막연한 불안감만 키울 게 아니라 국민을 안심시키고 고군분투하는 의료진과 가족에게 힘을 보태 줄 조치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옥천군 관계자는 "90번째 환자가 방문한 관내 의료기관 가운데 제일의원과 곰바우한의원을 폐쇄했고, 접촉했던 의료진과 환자 등 80명을 자택격리한 상태"라며 "환자가 거쳐가고 나서 6일이 지난 상황이어서 병원 이요을 꺼릴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옥천군은 주민 불안과 응급환자 혼선을 줄이기 위해 관내 홍보용 전광판 등을 통해 옥천성모병원이 정상운영하고 있음을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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