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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 평양 위치 연구하는 복기대 교수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평양연구팀을 이끌고 고구려 평양의 위치를 연구하는 인하대 복기대 교수. 2015.6.11 smj@yna.co.kr |
<사람들> '고대 평양 위치' 연구 인하대 복기대 교수
국회 동북아역사특위·정부 지원 아래 학제간 융합연구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고구려의 후기 도읍은 평양이다'라는 사실은 우리 국민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 평양의 진짜 위치를 찾는 연구가 정부 지원을 받아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인하대 대학원 복기대 교수(52·융합고고학)는 지난해 9월부터 '평양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하나의 주제 연구에 다양한 학문이 동원되는 이른바 학제 간 융합연구가 이뤄지는 이 연구팀에는 복 교수를 포함해 여러 대학과 전문기관의 문헌학·고고학·천문학 교수와 해수면·하천 관련 전문가 등 8명이 참여하고 있다.
'평양의 진짜 위치'에 대한 이들의 탐구는 현재의 북한 평양이 고구려 장수왕 때 천도한 그 평양성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복 교수는 11일 "조선시대 일부 실학자에 의해 고증된 평양설이 100여 년 뒤 일본 학자들에 의해 정설화했고 오늘날까지 별다른 이견 없이 이어지게 됐다"면서 "그러나 평양을 한 곳에 고정해 놓고 한국, 중국의 사료들을 통해 한국사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 평양의 위치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시작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조선 성종 때 문신인 최부(崔溥)가 저술한 '표해록'(漂海錄)에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랴오양(遼陽) 일대가 고구려의 평양성이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그 후손들이 제사를 지내고 있다는 기록이 있다는 게 복 교수의 설명이다.
평양의 위치와 관련한 문제 제기는 2013년 12월 국회 동북아역사특별위원회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이듬해 특위에서 평양 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면서 교육부 산하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예산 지원을 받아 연구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연구팀에 해수면이나 하천 경계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한 것은 고구려의 분포 지역이 폭우와 해수면 변동이 잦았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그동안 고문헌과 현재 지도 등을 활용해 하천망의 변화를 확인하는 한편 랴오둥(遼東)반도, 보하이(渤海)만, 랴오닝성 해안의 해수면 변동도 연구하고 있다.
또 삼국시대 역사서에는 서리와 같은 기상현상에 관한 기록이 있는데 이를 분석해 고구려의 수도가 신라, 백제의 수도보다 높은 위도에 있었다는 점 등을 확인했다.
복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문 역사학자뿐만 아니라 자연과학이 참여하는 융합연구로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시도 자체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에 따라서는 한국사 연구의 전반에 새로운 틀을 짜야 하는 대형사건이 될 수 있는 만큼 과학적이고 신중하게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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