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 "엔저 흐름 급제동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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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EPA.연합뉴스.자료사진) |
日銀총재 '추가엔저 없을듯' 발언 파장…아베정권 진화부심
해석 엇갈려…"엔저 폐해 의식한 구두개입" 對 "원론적인 발언"
일부 언론 "엔저 흐름 급제동 가능성 낮아"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현재의 엔화 약세(엔저)가 더 진행될 것 같지는 않다"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의 발언이 파장을 몰고 왔다. 그의 발언 배경과 함께 엔저 흐름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10일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 답변을 통해 "실질실효환율이 여기까지 온 것으로 보아 여기서부터 더 엔저로 기우는 것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우선 엄밀히 말해 구로다가 거론한 것은 외환시장 거래가인 '명목 환율'이 아니라 실질실효환율이었다는 지적이 일부 언론에서 제기됐다. 실질실효환율은 교역 상대국과의 교역량과 물가변동을 반영, 일국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에 비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갖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근래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피 흐름을 감안하면 실질실효환율을 기준으로 한 엔화 약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구로다의 발언은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구로다 발언 이후 엔화 가치(11일 오전 달러당 122엔대)가 급등한데서 보듯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구로다가 비록 실질실효환율을 언급하긴 했지만 모종의 엔저 견제 의도를 가지고 한 발언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마이니치 신문은 "구로다 총재의 발언은 달러 강세·엔화 약세의 급격한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신문도 "엔저의 속도 조절을 의도한 구두 개입"이라는 시장 관계자의 평가를 전했다.
급속한 엔저로 수출 비중이 큰 대기업들은 득을 보는 반면 중소기업과 지방 경제, 가계는 원자재 수입가격 상승으로 고전하는 상황을 시정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미국 내 반대파에게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엔저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상황 판단에 따른 발언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처럼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구로다 발언의 엔저 견제 효과는 일시적일 것으로 보는 견해도 나왔다. 마이니치는 미국의 경기회복 및 조기 금리인상 관측으로 인해 엔 약세-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전했다.
또 최근 집단 자위권 법제화 추진을 둘러싸고 야당의 공세와 여론 악화에 직면한 아베 정권이 내각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엔화 약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엔저에 대한 견제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닛케이의 시미즈 이사야(淸水功哉) 편집위원이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10일 오후 늦게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취지가 약간 왜곡돼 시장에 전달되고 말았다'는 구로다 총재의 설명이 있었다"면서 "그것은 '구로다 바주카포 3탄'이 아니다. (구로다 총재가) 명확하게 부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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