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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이슬람 교도들의 성지순례(하지)를 위해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대 모스크 밖에 모인 무슬림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메르스 첫 발병 사우디 수백만 몰리는 성지순례 때 어땠나
메르스 발병 별다른 변동이나 집단 감염 사례 보고 없었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2012년 9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처음 나온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난 2년간 이슬람권 최대 연중행사인 정기 성지순례(하지) 때 메르스가 유행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슬람 최대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가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에 매년 정기 성지순례 때 이슬람교도 수백만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메르스 집단 감염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사우디에서는 지난해 4~5월 메르스 발병 환자와 사망 환자가 급격히 증가해 그해 9월 하지를 앞두고 메르스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컸다. 4~5월 두달간 사우디에서 350명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그해 이슬람교도의 사우디 성지 순례를 앞두고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경고까지 했다.
그러나 사우디 안팎의 우려와 달리 메르스 대유행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해 사우디 메카와 메디나에 이슬람교도 수백만명이 모였지만 성지순례 뒤 메르스 발병에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당시 이 2개 도시에서 메르스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메카와 메디나가 이슬람교 최고 성지인 만큼 사우디 정부가 위생·방역 상태에 특별히 신경 쓴 측면도 있지만, 공기 중 감염 또는 지역사회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사우디 보건 당국의 예방 조치와 집중 치료 등으로 그해 6월 들어 메르스 발병률도 급격히 줄었다.
이집트 바이러스학 전문가인 파트마 샤하트 무함마드 박사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사우디에서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환자에서 의료진으로 전파된 경우, 확진 판정 전 입원 환자 사이에서 전파된 적이 있다"며 메르스의 공기 중 감염보다는 의료진, 병원 등 의료시설을 통한 감염 가능성을 크게 봤다.
2013년 하지 때도 메카와 메디나 순례자 사이에서 메르스 집단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당시 사우디 당국은 성지순례객에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또 심장병이나 신장질환, 호흡기 질환, 당뇨 등 만성 질환을 앓는 노인과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임신부 등에게는 성지순례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미등록 순례자를 엄격히 규제하는 한편 메카와 메디나에서 진행 중인 확장 개발 공사 등을 이유로 외국인은 20%, 내국인은 50%씩 각각 줄이는 등 순례자 쿼터도 제한했다.
사우디 정부는 올해의 경우 성지순례객의 개인정보를 담은 전자팔찌를 착용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 메카와 메디나에서 이뤄지는 성지순례엔 매년 전 세계 160여개국에서 온 이슬람교도 200만명 정도가 참가한다. 올해는 9월 중순께 정기 성지순례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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