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 자판기산업 협력으로 '의기투합'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사사건건 서로 으르렁대던 중국과 일본이 자판 기 산업에서 '데탕트'를 모색한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과 일본의 자판기 산업 협회가 오는 16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포럼을 열고 자판기 산업의 미래와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국이 이런 종류의 회의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영유권 문제, 역사 해석 등에서 항상 이견을 보여온 중일 양국이 전세계에서 연간 500억 달러 규모의 소비품이 팔리는 자판기 분야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공통분모를 찾은 것이다.
총 500만대의 자판기를 보유하는 일본은 인구 노령화와 소득 감소 등의 여파로 국내 자판기 산업의 성장세가 한계점에 이르면서 활로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청량음료, 맥주, 담배 판매가 점차 감소하면서 연간 30만대의 자판기를 생산하는 일본 업체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반면 전국에 자판기가 10만대뿐인 중국은 성장 잠재력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일본을 본받아 자국 자판기 산업의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자판기가 일본인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점을 벤치마킹하려 하고 있다.
양측 관심사는 자판기의 수익창출 능력에 쏠려있다. 코카콜라, 산토리, 기린, 아사히 등 일본의 주요 음료업체는 자국에서 자판기를 통해 매출의 3분의 1가량을 얻지만 이익의 3분의 2 정도가 자판기에서 나올 정도로 수익성이 좋다.
일본 자동판매기공업회 다케다 기요시(竹田淸昭) 회장은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자판기 산업은 서비스 업종"이라며 "기계는 청결해야 하고 물품은 충분히 비축하고 있어야 하며 성능이 완벽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케다 회장은 이어 "자판기에 돈을 투입했는데 단 한번이라도 물건이 나오지 않거나 하면 전체적인 이미지를 해칠 수도 있다"며 "중국이 일본의 자판기 산업 성공 이면에 챙겨야 하는 많은 사항이 있음을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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