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딸아, 세상은 공평하지 않단다"

이현진 기자 / 기사승인 : 2015-06-10 07: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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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에세이집 '딸에게 주는 레시피' 출간

[부자동네타임즈 이현진 기자]2008년 베스트셀러 산문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로 젊은이에게 위로를 건넨 공지영이 다시 한번 청춘을 위한 에세이집을 내놨다.

'네가 어떤 삶을…'이 첫째 딸이 고등학교 3학년이던 때 쓴 편지를 모은 것이라면 새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한겨레출판)는 이제 20대 후반, 취업 준비를 하는 딸에게 보내는 글이다. 작가는 딸을 향한 응원의 말을 27개의 초간단 요리법과 함께 담았다.

채식이나 유기농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시금치 샐러드와 애호박 부침처럼 '건강한' 요리도 있지만 칠리새우, 프렌치토스트처럼 감칠맛 나는 요리도 여럿 담겼다. 요리법은 대부분 10∼15분 안에 끝낼 수 있을 만큼 쉽다.

작가는 지난 9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몸을 편하게 해주면 마음도 바뀐다는 생각에 딸에게 요리법을 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독립해 사는 딸이 부담없이 식사하도록 도와주려는 것이기도 하다.

"마음이 힘든 것을 마음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잘 못하거든요. 대신 좋은 요리로 몸을 편하게 해주면 마음도 바뀐다고 생각했어요. 배고플 때 마음과 배부를 때 마음이 다른 게 사실이잖아요. 그렇다고 아무거나 먹지 말고 이왕이면 좋은 먹을거리를 스스로 사서 맛있는 밥을 해먹고 마음을 위로했으면 했어요."



작가가 딸을 위한 책을 두 권이나 낸 것은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아쉬움 때문이었다. 독립적으로 교육한 어머니 덕에 작가가 됐지만 사회생활도, 연애도 많이 해보지 않은 어머니에게서 인생의 지혜를 많이 얻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여러 차례 이혼을 겪은 작가로서 굴곡진 인생을 산 '엄마 공지영'은 세상을 미화하지 않았다.

"딸에게 한 말 중에 가장 중요한 건 세상은 공평하지 않고, 행복한 사람도 없다는 거였어요. 네가 힘든 것도 '불행한' 게 아니라 원래 인생이 그런 것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저도 인생이 행복해야 한다는 거짓말에 속아왔지만, 어느 순간 세상엔 행복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고통이 새삼스럽지 않게 되니까 빨리 없애야 하는 게 아니라 인생의 요소가 됐어요."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그래도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는 것이다. "이곳이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하고 혼자서 가장 우아한 포즈로 먹는 것. 나는 귀한 사람이고 당연히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작가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남들과 비교하는 걸 제일 싫어하더니, 지금은 오히려 스스로 최상의 것과 비교하면서 자기를 비참하게 만들더라"면서 "제 딸뿐만 아니라 다른 젊은이에게도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네가 어떤 삶을…'에서는 아이를 다독이고 용기를 줬지만 이번에는 '인생이 녹록지 않은데 뭘 그렇게 행복하기를 원하냐'고 말하고 싶었다"며 "이런 가운데서도 자기 삶이 소중하다는 믿음을 잡고 있다면 어떤 일이 있든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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