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채권단에 일부 양보…"재정흑자 목표 상향"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09 22: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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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신중히 검토중"…EU 관리들 "여전히 미흡"

그리스, 채권단에 일부 양보…"재정흑자 목표 상향"

채권단 "신중히 검토중"…EU 관리들 "여전히 미흡"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그리스가 국제 채권단의 요구를 일부 반영한 구제금융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협상은 계속 난항을 겪고 있다.

그리스 정부가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한 새로운 협상안은 재정흑자 목표를 올리는 내용의 경제개혁안과 국가채무를 재조정하는 방안 등 2건이다.

그리스 정부는 성명에서 "피에르 모스코비시 EU 집행위원에 재정갭을 줄이는 대안과 지속가능한 국가채무 계획 등 타협안 문서 2건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재정갭'(fiscal gap)은 국가채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기초재정수지의 개선 정도이며, 재정갭을 줄이려면 기초재정수지 흑자규모를 늘려야 한다.

다우존스 등에 따르면 그리스가 이날 제시한 협상안에서 올해와 내년 기초재정흑자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0.75%, 1.7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일 제출한 협상안에서 올해 GDP의 0.6%, 내년 GDP의 1.5%에서 소폭 올린 것이다.

반면 채권단은 지난 3일 그리스에 제시한 협상안에서 이 수치를 올해 GDP의 1%, 내년 GDP의 2%로 요구했다.

채권단은 그리스가 예정대로 부채를 상환하려면 기초재정흑자를 늘려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연금 삭감, 부가가치세 세입 증대 등의 긴축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리스 정부는 또 "채권 기관들과 정치적 차원에서 이런 의견 교환을 계속할 것이며 채권단의 공식 대응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의 제안을 받았다며 채권단인 EU 집행위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3개 기관이 이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익명의 EU 관리들을 인용해 그리스의 새 제안은 지난 1일 제출한 47쪽 짜리 협상안과 다를 바 없으며 협상을 타결하기에 충분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리스가 지난 1일 제출한 협상안에도 경제개혁안과 함께 오는 7월부터 내년 3월까지 부채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ECB와 IMF의 채무구조를 재조정하는 방안이 담겼다.

내년 3월은 IMF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끝나는 시점이며, EU 채권단의 구제금융은 지난 2월 협상에서 4개월 연장에 합의해 이달 말에 종료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채권단이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내년 3월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구제금융을 끝내겠다는 공약으로 집권했으며 구제금융의 재연장이나 '3차 구제금융'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리스는 GDP의 177% 수준인 국가채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채무탕감(헤어컷)을 요구했다가 채권단의 반발에 헤어컷이 없는 채무재조정을 요구했다.

다만 채권단은 재정갭을 줄이는 정책을 약속받지 않고서는 채무재조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양측이 이 협상에 합의한다면 현행 구제금융의 연장이나 3차 구제금융 등과 비슷한 내용일 것으로 전망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10~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와 중남미 정상들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과 따로 만나 협상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지난 2010년부터 2차에 걸쳐 2천4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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