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환자 회복 정도·운동선수 유연성·반사신경 측정 가능

미세한 인체 움직임 감지하는 '웨어러블 모션센서' 개발
미국 MIT·SUTD 공동연구팀 소속 류성우 박사…국제학술지에 발표
재활환자 회복 정도·운동선수 유연성·반사신경 측정 가능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활용해 인체의 관절이나 근육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wearable) 모션 센서'가 한국인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됐다.
싱가포르 과학기술디자인대학교(SUTD)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공동연구팀에 소속된 류성우 박사는 최근 이런 연구결과를 미국화학협회가 발간하는 나노 분야의 국제학술지 'ACS Nano'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류 박사가 개발한 웨어러블 모션 센서는 다기능성 탄소나노튜브 섬유 가닥들을 유연한 고분자 소재 위에 나란히 배열해 직조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섬유에 꾸준히 전류를 흘리면서 이를 잡아늘이면 압전 특성(압력이 가해졌을 때 전도도가 변하는 특성)과 접촉저항(서로 접한 두 도체의 접촉면에 생기는 전기저항)이 증가한다.
류 박사는 "이렇게 웨어러블 모션 센서가 늘어나면 전도도가 감소하는데 이 전도도의 변화를 측정하면 인체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웨어러블 모션 센서는 소재인 탄소나노튜브의 특성상 최대 900% 이상의 신축성이 있어 인간뿐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동물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고 류 박사는 설명했다.
인체 고관절의 경우 주변 피부가 최대 55% 정도 늘어나고 손가락 같은 복합관절은 200∼300%까지 늘어난다.
류 박사는 "지금까지 개발된 센서들은 인장성(늘어나는 성질)이 좋지 않아서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며 "새로 개발된 모션 센서는 피부에 패치처럼 붙여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모션 센서를 활용하면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운동능력이 얼마나 회복됐는지, 또는 운동선수들의 유연성이나 운동능력, 반사신경 등이 얼마나 뛰어난지 등을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류 박사는 내다봤다.
이 연구에는 류 박사가 제1 저자로, 김상국 MIT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교신저자로, 자오롱 SUTD 산업공학과 교수팀이 연구원으로 각각 참여했다.
류 박사는 또 이 모션 센서의 소재인 다기능성 탄소나노튜브 복합섬유도 개발했다. 탄소나노튜브는 1991년에 발견된 소재로 인장 강도나 열·전기 전도성이 뛰어나지만 탄소나노튜브끼리 결합시키기가 어려워 섬유 형태로 활용하기는 힘들었다.
류 박사 연구팀은 이번에 그래핀과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는 '폴리도파민'을 접착제로 쓰는 방안을 고안해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한 복합섬유를 개발했다.
폴리도파민은 홍합의 족사(발에서 나온 섬유다발)에서 발견되는 고분자 접착제인데 탄소나노튜브를 폴리도파민으로 접착한 뒤 고온에서 재결정화시켜 그래핀으로 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기능성 탄소나노튜브 복합섬유는 무게가 철의 4분의 1에 불과하면서도 인장 강도는 구조용 탄소강보다 16배 이상 강하고, 전도도는 터치패널에 쓰이는 산화인듐주석(ITO) 소재보다 5배 이상 높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최신호(6월 3일자)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이 논문에는 류 박사가 제1 저자로, 자오롱 교수·이해신 한국과학기술원(KIST) 화학과 교수·김상국 교수가 교신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류 박사는 "탄소나노튜브 섬유가 상용화되면 탄소섬유 분야뿐 아니라 초경량 고강도 항공구조용 소재에서부터 유연한 전자부품 소재, 그리고 인공근육 같은 기능성 생체 소재까지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