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후세인 치하 군 정보장교였던 아부 무타즈에 주목
"IS, 락까에서 수뇌부 정기회동하고 6∼9인 군사위 운영"
미국, 지난달 확보한 내부자료 복구…설립 1년만에 베일 벗는 IS
과거 후세인 치하 군 정보장교였던 아부 무타즈에 주목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국가 수립을 선언한 지 1주년을 앞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비밀스러운 조직 운영 실태가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달 16일 IS 자금관리 책임자인 아부 사야프의 시리아 자택을 급습하면서 확보한 그의 노트북과 휴대전화기 등의 각종 자료에서 4∼7테라바이트 분량의 내부 자료를 복구했다.
NYT는 익명을 요구한 5명의 고위 정부 관료를 통해 복구한 내용 일부를 취재, 그림자 속에 숨은 IS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어떤 식으로 작전을 짜고 미국 주도 연합군의 추적을 피했는지를 보도했다.
우선 알바그다디는 시리아 동부 락까에서 '에미르'(emir)라고 불리는 지역 지도자들과 정기적으로 회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보안을 위해 가장 믿을 만한 운전수들을 보내 각 에미르를 회의장에 데려왔고, 참석자들의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를 모두 압수해 미 정보기관의 추적을 피했다.
심지어 도·감청을 염려해 IS 최고위 지도자들의 아내들끼리 정보를 공유한 뒤 나중에 남편에게 전달하는 식의 철저한 정보보안을 유지했다.
IS의 주 수입원인 석유를 판 돈은 절반을 조직 일반운영 예산으로 편입한 뒤 나머지를 유전시설 운영자와 근로자 봉급으로 배분했다.
조직 지배체계에서는 아부 무타즈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파델 알하얄리의 역할에 미 정보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과거 사담 후세인 정권에서 이라크군 정보기관 중령을 지냈던 무타즈는 IS의 군사 전략을 총괄하는 지휘관 6∼9명으로 구성된 '군사회의(military council)' 의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군사회의 산하 '안보회의(security council)'에서는 암살과 납치 등의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자료 복구와 관련해 미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가 전에 몰랐던 것을 상당히 많이 알게 됐다"며 "이 조직의 실체가 무엇이고, 얼마나 정교하고 글로벌한지, 얼마나 잘 조직화돼 있는지 하루하루 더 선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습을 지휘하는 존 헤스터먼 중장도 "적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서 공습 타깃이 아주 많아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군은 아부 사야프의 거처에서 입수해 복구한 정보를 토대로 지난달 31일 공습을 펼쳐 IS의 시리아 동부 지도자인 아부 하미드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아부 사야프의 거처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최소 1명 이상의 IS 내부 정보원을 활용하고, 당시 생포한 아내 움 사야프의 협조를 받아내는 등 조금씩 IS 정보망을 넓히고 있다.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등으로 불리던 IS는 작년 6월 29일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칼리프(이슬람 공동체의 최고 통치자)로 하는 '이슬람 국가' (Islamic State)수립을 선언하고 락까를 수도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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