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원한 365열린의원 원장 "병원명 당연히 공개해야"
"서둘러 신고한다면 메르스 무섭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국내 5번째 환자(50)가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의사이기도 한 이 환자가 운영하는 서울 천호동의 365열린의원에는 엄청난 변화가 찾아왔다.
동네에서 이 병원이 메르스 발병 병원으로 소문이 난 것으로는 모자라 당국이 메르스 발병 병원으로 공식 발표를 한 것이다.
8일 서울 시내 격리병상에서 메르스가 완치돼 국내 2번째로 퇴원한 이 환자는 병원명 공개에 대해 뜻밖의 의견을 밝혔다.
"(메르스가 발병한) 병원명 공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병원 운영에 심각한 타격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병원은 병원이고, 해야 할 일은 해야 할 일"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날 퇴원한 5번 환자는 최초 환자(68)가 평택성모병원을 떠나 삼성서울병원으로 가기 전 그를 진료한 의사다.
당시 1번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에서도 폐렴 증상이 낫지 않자, 5번 환자가 운영하는 365열린의원에 들렀다.
5번 환자는 당시 1번 환자의 상태에 대해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X레이를 찍고 10분 이상 상담했다"고 밝혔다.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삼성서울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5번 환자는 1번 환자와 50㎝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10분 이상 진료를 했다고 한다. 환자와 의사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였다.
5번 환자는 1번 환자가 메르스 환자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 일이 있기 전에는 보건 당국 등에서 메르스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 적도 없고, 메르스라는 질병이 있는지조차도 몰랐다는 설명이다.
그는 "메르스라는 것에 대해 무지했던 것은 저희의 문제였다"며 1번 환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했던 점을 시인했다.
이어 "모든 병원이 밝혀졌기 때문에 해당 병원들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고, 증상이 나타나면 보건 당국에 바로 연락해 검사할 수 있다"며 병원 공개의 장점을 설명하고 격리자·의심환자들이 서둘러 보건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5번 환자는 단 한 번도 기침을 하지 않았다.
그는 48시간 간격으로 시행한 유전자 검사에서 두 차례 모두 메르스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최근 1주일 동안은 사실상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며 웃었다.
5번 환자는 "처음 2∼3일 동안은 해열제를 먹지 않아도 될 정도의 미열과 근육통이 있었다"며 "최대 통증지수가 7이라면 3∼4정도로 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근육통 역시 진통제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증세가 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설사 등 소화기 증세가 있어 식사 대신 수액을 맞는 경우가 있었다며 소화불량은 메르스 바이러스를 몰아내기 위해 투여한 항바이러스제의 부작용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는 "내 경험을 통해 보면 기저질환이 없다면 메르스는 우리나라 의료진의 수준이 높아 치료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5번 환자를 진료한 국가지정격리병상의 주치의는 "초반에는 근육통이나 설사 등이 심해 한 2~3일은 식사를 못했지만 3∼4일이 지나면서 열도 내리고 목 아픔 등이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이 주치의는 "5번 환자는 기저질환이 없어 평소 건강했고, 치료에 반응을 잘한데다, 증상이 발현되자마자 바로 검사와 치료를 받아 경과가 좋았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한 5번 환자는 "아픈 것보다도 격리병상에서 스마트폰 등으로 바깥소식을 접하면서 병원에 대한 루머에 내가 해명할 수 없다는 것이 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365열린의원에서 메르스 확진 받은 의사가 환자들을 진료했다는 등 근거 없는 루머를 직접 해명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며 "확진받자마자 격리병상으로 왔는데 어떻게 진료를 할 수 있었겠느냐"며 황당해했다.
대의를 위해서라면 병원명 공개에 동의할 수 있다고 밝힌 그는 "환자들을 위해 병원뿐 아니라 병원 건물 전체를 소독한 것으로 안다"며 "다음 주쯤부터 병원을 열 계획이지만 환자들이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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