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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심조심'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수가 35명까지 늘어난 4일 오전 서울 명동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리를 거닐고 있다. 2015.6.4 saba@yna.co.kr |
'메르스' 마스크 물결에도 "우린 쓰고 싶어도 못써요"
백화점·은행 등 서비스 업종 직원들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우려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했지만,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주로 고객을 직접 만나 응대하는 서비스직들로, 고객에게 말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거나 공포심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하고 손님들을 맞고 있다.
8일 오전 찾은 서울 명동의 한 대형 백화점 1층. 이곳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쓴 차림이었다.
하지만 매장을 채운 손님들과 달리 이들을 맞는 점원 가운데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백화점 점원들은 마스크를 쓴 고객들을 평소와 다름 없이 응대하고, 안내하고, 문을 열어줬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직원들도 마스크를 쓰고 싶지만 고객을 응대하는 업종 특성상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직원들이 출근하면 매일 체온을 재고 점포 곳곳에 직원용 손 세정제를 비치하는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유행 이후 최근 2주간 서울시내 백화점 매출은 10%가까이 급감한 상태"라며 "백화점 직원들 전체가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손님들이 공포감에 발길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명동 거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소보다는 유동인구 숫자는 적었지만 쇼핑에 나선 '요우커'들과 시민들로 '마스크 물결'을 이뤘다.
하지만 명동 거리 한복판에 나와 손님을 이끄는 화장품 매장 직원들 역시 평소처럼 큰 목소리로 손님들을 부르고 있었다.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은 "마스크를 쓰지 말라는 지침은 없었지만 우리는 크게 소리를 쳐서 손님을 부르는데 마스크를 끼면 목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내 한 구청 민원실과 커피 전문점, 시중 대형은행 세 곳을 돌아봤지만 역시 마스크를 끼고 응대하는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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