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 따라 써보세요, 마음이 잡힐 겁니다"
명작 시 111편 따라 쓰는 책 '어쩌면 별들이…' 출간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섬진강 시인' 김용택(67)이 국내외 명작 시를 독자가 직접 따라 쓰는 책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예담) 를 출간했다.
책에는 김소월, 이육사, 황지우, 천양희 등 국내 시인의 작품과 프리드리히 니체, 요한 괴테 등 외국 작가의 명언을 포함해 101편의 시·명언이 담겼다. 여기에 김용택의 시 10편이 더해져 모두 111편의 글이 실렸다.
독자는 여러 시인의 작품을 책에 직접 필사할 수 있다. 책을 펴보면 한쪽에는 작가의 시가, 한쪽에는 공간이 있어 독자는 명작을 따라 적고 소장할 수 있다.
김용택은 시골에서 홀로 남의 시를 베껴 쓰면서 문학 공부를 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책을 엮었다고 했다. 5일 연합뉴스와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다.
"시골에서는 글을 가지고 상의할 데도 없고, 문학을 가지고 얘기할 것은 많은데 하지를 못했어요. 그래서 혼자 남의 시를 읽어보고 써보고 한 거죠. 그런데 남의 글이나 시를 따라 쓰다 보면 정서적으로 안정되더라고요."
책 속의 시는 대부분 쉬운 언어를 쓴 작품으로 골랐다. 김 시인은 독자들이 명작을 따라 써보며 창작도 시도해보기를 권했다.
"시 111편을 따라 쓰면 시가 주는 정서적인 감흥과 감동이 있을 거예요. 그러다 보면 '나도 한 번 써봐야지' 하는 생각이 분명히 들 것 같아요. 시는 특정인이 쓰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시가 살아 있어요. 다 따라 쓴 다음 책을 소장하거나 선물할 수도 있고, 연습장으로 생각해도 돼요."
시인은 어느 날 아내와 대화하다 이 책을 만들기로 했다. 복잡하고 힘든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시가 위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김 시인은 "요즘 세상이 어지럽고 모두가 마음의 혼란 속에 사는 것 같다"며 "아내와 이야기하다 아내가 '마음을 잡아야 하는데…'라는 말을 했는데 순간 강하게 와 닿았고, 내가 직접 마음을 잡아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이 책을 착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를 천천히 자세히 읽고 따라 쓰다 보면 마음이 울릴 것"이라며 "그만큼 세상이 넓게 보이고, 삶도 위로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인은 2년 전부터 준비해 온 '인성 사전'을 이달 중 출간할 예정이다. '사랑', '자율', '존중', '양심' 등 삶과 관련한 약 80개의 단어에 시인이 자기 나름의 정의를 내려 정리한 책이다.
시인은 "'인성 사전'은 내 언어로 쓴 내 사전"이라며 "사람마다 삶이 다른 만큼 자기 나름의 정의를 내리고 생을 돌아보게 하는 책을 만들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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