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참석자 대다수 아파트 실거주자 아니다"
'메르스 의사' 방문 L타워 예약 취소 전화 쇄도
재건축조합 총회 아파트 내 초등학교 긴급 휴교
"총회 참석자 대다수 아파트 실거주자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김동규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의사 A씨가 확진 판정 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서울 양재동 L타워는 5일 아침부터 건물 전체에 대해 소독을 했다.
연합뉴스 기자가 찾아간 건물 1층 예약실에는 영업 시작 시간인 오전 9시부터 행사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손치현 L타워 총지배인은 "서울시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고, 어젯밤 뉴스를 보고서야 상황을 알았다"면서 "오늘 아침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해당일 근무자 10명을 자택 격리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L타워에서는 지난달 30일 저녁 7시께 1천565명이 참석한 개포동 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 총회가 열렸다. A씨는 아내와 함께 이 행사에 참석한 이튿날 격리돼 이달 1일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다.
다만 L타워측은 A씨와 직원, 다른 손님간 접촉은 별다를 것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손 총지배인은 "실제로는 1천400명 정도가 왔는데 음식물이 제공되지 않는 행사였기에 직원과의 직접적 접촉은 없었다"며 "그날 있었던 다른 행사는 오후 5시 30분에 열린 것이 마지막이었고 같은 시간대 함께 진행된 행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의심 증세를 보인 직원은 전혀 없지만 발열검사를 의무화하고 (공항 등에 설치되는) 열감지기도 적극 도입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L타워는 잠복기가 끝나는 이달 14일까지 고객의 예약 취소 요구에 적극 응하고, 위약금 청구 여부 등은 추후 논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A씨가 참석한 재건축조합 총회를 연 개포동 주공아파트 주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출근 버스를 기다리던 한 주민은 "뉴스에서 우리 아파트가 나와 깜짝 놀랐다"면서 "예방주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손을 열심히 씻고 조심하는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단지 내에 자리잡은 A초교는 전날 밤 긴급회의를 갖고 이달 8일까지 휴교를 결정했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추가 대책을 논의 중이다.
다만 총회 참석자 중 실제로 이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 특성상 실거주자 대다수가 조합원이 아닌 세입자들"이라며 "단지주민 모두가 감염 의사와 접촉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총회를 연 재건축조합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합장 B씨는 "총회가 있던 날 감염 의사는 조합원인 아내를 따라 행사장에 왔다가 투표만 하고 오래 머무르지 않고 행사장을 나간 걸로 알고 있다"면서 "문의 전화를 걸어온 조합원들에게는 너무 걱정말고 매뉴얼에 따라달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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