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콜센터 차리고 보이스피싱…수만명에 사기전화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04 12: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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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사칭해 사기 행각…경찰, 일당 6명 적발


중국에 콜센터 차리고 보이스피싱…수만명에 사기전화

저축은행 사칭해 사기 행각…경찰, 일당 6명 적발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중국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한국인들을 상대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를 일삼은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상습사기 혐의로 자금총책 김모(32)씨와 관리총책 최모(28)씨 등 4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2월10일부터 4월10일까지 저축은행을 사칭하며 대출 수수료 등 명목으로 22명에게서 6천74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조직폭력배 경력이 있는 김씨는 올해 초 사촌동생 최씨와 함께 1천200만원을 들여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김씨가 사준 항공권으로 동네 선후배 6명이 칭다오에 집결했고, 이들은 이후 2만 5천여명을 상대로 "대출을 해주겠다"는 보이스피싱 전화를 걸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등은 국내 금융기관과 대부업체의 대출상담 이력자 명단을 중국 해커로부터 건당 1천800원에 사들여 범죄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김씨 등은 피해자들이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해준다는 말에 혹해 관련 서류를 팩스로 넘기면 그때부터 대출 수수료와 공증 비용 등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하는 수법을 썼다.

하지만 이들의 범죄행각은 그리 순탄치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씨 일당은 사기를 쳐서 돈을 대포통장 등으로 이체시키는 역할만 맡았을 뿐 실제 현금을 인출해 중국으로 빼돌리는 조직은 따로 있었다"고 말했다.

사기에 성공해도 이른바 '장집'(통장집)으로 불리는 한국내 인출조직에 수수료 10%를 떼줘야 하고, 성공률에 비해 이런저런 명목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 사실상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이란 이야기다.

김씨는 '영업'이 시원치 않자 보이스피싱 전화상담원 4명을 국내로 돌려보낸 뒤 새 조직원을 뽑았지만,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지난달 말 인천국제공항에서 최씨와 함께 잇따라 검거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사설스포츠토토 영업을 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렸지만 남는 것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에게서 대출상담 이력자 명단을 확보해 범죄예방 조치를 취했다. 중국에 남아 있는 공범들과 김씨의 의뢰를 받고 사기피해금을 인출해 준 인출조직으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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