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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 |
AI 탓에 미국서 계란 '품귀'…모닝세트 한정 판매
닭 등 가금류 5천만 마리 감염…암탉 폐사율 미 전체의 10%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기세가 누그러질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인의 식탁에서 빼놓기 힘든 계란이 가격 폭등에 이어 물량 부족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1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와 NBC방송 등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체인 '와타버거'(Whataburger)가 계란 공급량 부족을 이유로 모닝 세트 메뉴 주문 가능 시간을 단축했다.
와타버거 측은 "AI 확산으로 계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계란이 재로로 사용되는 아침 메뉴 판매시간을 평일 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주말 오전 5시부터 오전 11시까지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10개 주에 770개 체인점을 갖고 있는 이 업체는 원래 밤 11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아침 메뉴를 판매해왔다.
문제는 1일 미네소타 주의 한 농가에서 새로운 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등 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최대 달걀 산지인 아이오와 주에서는 지금까지 닭·칠면조·오리 등 가금류 2천9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는 아이오와 주 전체 가금류의 49%에 해당한다.
전염성 강한 H5N2형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금류 수는 미국 최대 칠면조 산지인 미네소타 주 840만 마리(70%), 네브래스카 주 700만 마리(74%) 등 총 15개 주 약 5천 만마리에 육박한다.
미 농무부(USDA)는 "미 전역에서 사육되는 암탉의 10%, 칠면조의 7~8%가 AI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계란 12개 묶음 가격이 한달 전과 비교해 58%나 치솟았다.
특히 지난주에는 하루 최대 5%까지 값이 뛰었고, 가공 식품인 액상계란의 가격 오름세는 무려 160%에 달했다.
탐 빌삭 농무부 장관은 미국 닭고기 수출 대상국 20%로부터 수입 제한 처분을 받았다며 일부 국가는 미국산 가금류 전체를 대상으로, 일부 국가는 AI 발생 지역의 제품에 한해 수입을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재 유행하는 AI 바이러스가 인체에서 검출된 사례는 없다면서 "대중의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빌삭 장관은 "AI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될 위험은 없다. AI 감염 가금류는 모두 살처분 되고, 계란은 전량 폐기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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