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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30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과 회담하고 있다. << 국방부 제공 >>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美-中 '안갯속 줄다리기' 팽팽
3일간 샹그릴라 대화 폐막…완화 기미 없이 다시 충돌
(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여전히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29일부터 31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 14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예년과 마찬가지로 남중국해 영토권 분쟁을 둘러싸고 날선 대립 양상을 노출했다.
◇ 끓어오르는 남중국해 영토권 분쟁 = 남중국해 영토권 분쟁은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샹그릴라 대화의 '단골 메뉴'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도서 매립, 등대 건설, 항공기 활주로 건설 등 일방적 행동을 가속화한 몇 년 전부터 미국과 중국은 이 회의를 자국 입장 옹호와 상대국 비난의 장으로 활용해왔다.
올해는 중국이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제도)의 인공섬에 무기를 반입한 사실이 공식 확인돼 양국의 설전이 더 악화됐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중국의 인공섬 조성에 대해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중단"을 요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모든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원하며 이를 위해서는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모든 간척 사업이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남중해 (인공섬) 건설 문제뿐 아니라 누군가가 동중국해의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어 일본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우려를 표시한다"며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과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쑨젠궈(孫建國)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은 "남중국해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며 항해 자유와 관련된 문제는 전혀 없다"며 남중국해에서 자국이 행하고 있는 활동이 정당한 주권 행사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나아가 중국이 "국방상의 필요를 충족하는 외에 해상 수색 및 구조, 재난 예방, 해양 과학 연구, 기상 관측, 환경 보호, 항해 안전, 어업 보호 등과 관련한 국제적인 책임과 의무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다른 영토권 주장 국가들의 점유지를 모두 합친 것보다 큰 8.1㎢의 부지를 18개월 만에 간척했다.
다만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 시도했으나 과격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우크라이나 사태 등 다른 국제 문제에서 중국과 협력해야 할 필요성 등으로 인해 비난 수위를 극단적으로 높이지는 않았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주목 = 4년여 만에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 등 한국, 미국, 일본 등 3개 국가의 연쇄 국방장관 회담도 주목받았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카터 미국 국방장관,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양자, 3자 회담을 잇달아 열어 민감한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3국 국방장관들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긴밀히 공조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히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3국이 작년 말 대북 정보 공유를 위해 체결한 정보공유 약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일 국방장관들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한일간 공조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한미일 정보공유약정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기로 했다.
특히 한일 양국은 일본이 한반도 지역에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 회의장 주변 총격으로 한때 '긴장' = 회의가 열리고 있던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 인근에서 31일 새벽 총격이 발생해 회의 참석자와 당국이 한때 긴장했다.
싱가포르 경찰 당국은 남성 3명이 탄 승용차가 검문소 인근에서 멈추라는 경고를 듣지 않고 경찰 바이케이드에 돌진해 충돌했으며 직후 경찰의 총격으로 한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2명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으며, 경찰은 이들이 마약 범죄와 관련된 것 같다고 밝혔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 아래 매년 개최되는 샹그릴라 대화에는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 등 28개 국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안보전문가 등이 참가한다.
올해는 영국, 독일의 국방장관과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연사로 참석하는 등 유럽 국가들도 이 회의에 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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