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국가들, 로힝야 난민사태 근본해결책 못찾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31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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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피플 추가 발견 여부 주목
△ (방콕 AP=연합뉴스) 지난 29일 태국 방콕에서 로힝야 난민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다. 지난 한 달여간 3천 명 이상의 미얀마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 난민들이 가난과 박해를 피해 인접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으로 탈출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과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동남아국가들, 로힝야 난민사태 근본해결책 못찾아

보트 피플 추가 발견 여부 주목



(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로힝야족 난민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최근 잇달아 회의를 열었으나 근본 해결책은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태국,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17개 국가와 유엔난민기구(UNHCR), 국제이주기구(IMO) 등 국제기구들은 미얀마 출신 로힝야족 난민 및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 노동자 선상 난민(보트 피플)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29일 태국 방콕에서 '인도양 비정규 이주자에 관한 특별회의'를 열었다.

이에 앞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지난 20일 말레이시아에서 긴급 외무 장관 회의를 열고 인도양 보트 피플 사태를 논의했다.

그러나 연이은 긴급 국제회의에도 불구하고 로힝야 난민 사태를 중지시키기 위한 근본 해결책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 국제 인권 단체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참석 국가들은 29일 회의에서 보트 피플 참사를 막기 위해 관련 국가들과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으나 국가 간 로힝야 난민 분산 수용, 미얀마 내 로힝야족 차별 및 박해 중단 등의 핵심적인 대책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특히 로힝야족 난민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미얀마는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로힝야'라는 단어조차 언급하지 못하도록 요구했다.

미얀마 대표로 참석한 외무부 흐틴 린 국장은 로힝야족들에게 국적을 부여하라는 볼커 투어크 UNHCR 보호담당 부대표의 요구에대해 로힝야족 불법 이주의 책임을 자국에만 돌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태도는 미얀마가 로힝야족들에게 국적을 부여하고, 차별을 철폐해 로힝야족 난민 발생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는 것과 거리가 먼 것이다.

미얀마는 자국에 거주하는 100만 명 이상의 로힝야족들이 방글라데시에서 밀입국했다며 국적을 부여하지 않고 교육, 취업, 결혼, 거주 등의 자유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에는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과 주류 주민인 불교도 사이에 종교, 종족 분쟁이 발생해 200여 명이 숨지고 14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나서 로힝야족 난민의 국외 탈출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미 구조됐거나 앞으로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로힝야족 보트 피플들을 국제 사회가 분산 수용하는 데 대한 제의나 방안도 나오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20일 회의에서 자국에 상륙한 보트 피플 3천여 명에 대해 임시로 피난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1년 내 제 3국 정착, 본국 송환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국제 사회가 로힝야족 난민으로 인한 부담을 분담하지 않으면 두 국가가 보트 피플들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 때문에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 아시아의 필 로버슨 대표는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벌어지고 있는 상처에 반창고를 붙인 데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인권을 위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의원협회의 찰스 산티아고 회장은 이번 회의가 "실질적 내용과 구체적인 행동 의지를 결여한 말잔치"라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과 호주가 구조된 난민들을 돌볼 수 있도록 각각 300만 달러(약 33억 원)와 460만 달러(약 51억 원)를 지원금을 내놓겠다고 밝혀 난민 구호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데 숨통이 트이게 됐다.

그러나 이것도 IMO가 요구한 2천600만 달러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다.

이달 10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해안에서 로힝야족 난민과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 근로자들인 보트 피플 3천500여 명이 발견되고 나서 이들 국가 해안에서는 더이상 보트 피플들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반면 미얀마 연안에서 21일과 29일 보트 피플들을 각각 200여 명, 700여 명을 태운 선박이 발견됐다.

이는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의 밀입국이 불가능해지자 보트 피플들이 본국으로 되돌아가거나 미얀마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 이주 노동자들이 현재로서는 밀입국을 시도하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선박과 항공기로 보트 피플 수색을 계속하고 있으며, 미국도 정찰기를 동원해 안다만해 바다 위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다.

유엔은 아직 안다만 해상에 보트 피플 2천500여 명이 고립돼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보트 피플들이 더 발견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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