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이슈 ] 삼성/현대/금호/기타기업/ 사업재편 작업 급물살

이채봉 기자 / 기사승인 : 2015-05-30 09: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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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네타임즈 이채봉 기자]근 2년째 계속되는 삼성그룹의 사업재편 작업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양상이다.

지주회사 격인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이 모태기업인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선언하면서 매출액 34조원 규모의 거대 서비스 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합병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재계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을 점치는 등 다음 수순에 관심이 쏠린다.



◇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제일모직이 26일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결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그룹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재편되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기 때문이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이 와병 중인 가운데 이 부회장으로의 그룹 승계 체제가 사실상 굳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7월 주주총회를 거쳐 9월1일 자로 합병하기로 했다. 제일모직이 1대 0.35 비율로 삼성물산을 합병하지만, 사명은 삼성의 창업정신을 승계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사용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작업은 정점을 찍었다는 평이다.

기존 순환출자 구조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에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된다.

이 부회장은 현재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하고 있는데 합병 후 삼성물산 지분 16.5%를 보유하게 된다. 통합 삼성물산의 오너 일가 지분은 30.4%다.

이 부회장은 통합회사 최대주주로 그룹의 IT·전자, 금융부문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032830]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우회 지배할 수 있다. 제일모직이 삼성생명 지분 19.3%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생명 역시 우회 지배가 가능하다.

삼성물산을 통해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된 것이다.

합병회사 매출은 2014년 기준 34조원으로, 2020년 매출 60조원을 목표로 한다.

통합 삼성물산은 패션·식음·건설·레저·바이오 등 인류의 삶 전반에 걸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의식주휴(衣食住休)·바이오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부문 최대주주로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 공학박사 된 정몽구 현대車 회장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9일 한양대에서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양대는 정몽구 회장이 생산·연구개발(R&D) 혁신 등 공학과 경영을 결합한 과감한 시도와 성취로 전세계 산업 및 자동차 업계에 새 모델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미래 인재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공로를 인정,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영무 한양대 총장은 "현대·기아차를 유례없는 단기간에 세계 5위 자동차 업체로 성장시킨 창의와 혁신의 리더십과 경영철학은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MBA 필수 강의 주제로 채택할 만큼 경영학의 교범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회장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한양대에서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받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현대차그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젊은 인재 육성에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다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양대는 이날 서울 캠퍼스에서 현대차그룹과 공동으로 건립한 '정몽구 미래자동차연구센터' 준공식을 가졌다.





◇ 장세주 동국제강[001230] 회장 구속기소 = 회삿돈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고급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장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상습도박, 배임수재, 외국환거래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21일 구속기소됐다.

장 회장은 2003년부터 최근까지 동국제강 자금 208억원을 횡령해 이 가운데 38억원을 라스베이거스 윈카지노 등에서 바카라 도박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개인 자금을 포함해 81억원을 판돈으로 쓴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장 회장은 2001년부터 2013년까지 거의 매년, 한번에 길게는 열흘씩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찾았다. 그러다 2011년 미국법인 동국인터내셔널(DKI)에 대한 미국 국세청의 세무조사에서 회삿돈을 도박자금으로 쓴 사실이 적발되는 바람에 원정 도박을 멈춘 것으로 조사됐다.

동국제강은 지난 7일 장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장 회장의 친동생인 장세욱(53)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 금호고속, 금호아시아나그룹 품으로 = 금호아시아나가 그룹이 '모태'인 금호고속을 3년 만에 다시 품에 안게 됐다.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이하 IBK펀드)는 26일 금호터미널에 금호고속 지분 100%와 금호리조트 지분 48.8%를 4천150억원에 매각하기로 하고 본계약을 체결했다.

호남 지역이 기반인 금호고속은 금호그룹의 뿌리에 해당하는 회사지만 2012년 금호산업[002990]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됐었다.

금호터미널은 일단 자체 자금으로 계약금 500억원을 현금 납부하고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신고가 종료되는 대로 나머지 인수대금을 내기로 했다.

금호그룹은 "금호고속 재인수를 시작으로 그룹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금호산업 인수라는 큰 산을 넘어야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최대주주(30.08%)이며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아시아나에어포트·아시아나IDT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을 되찾아야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금호리조트'로 엮여있는 회사들을 모두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분 매각을 두고 우선매수 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개별 협상 절차를 밟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2018년 글로벌 톱30 목표" =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이 정유업계가 처한 위기를 정면 돌파해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11조원인 기업가치(시가총액)를 2018년까지 30조원대로 키워 글로벌 톱 30위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정 사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석유·화학사업이 구조적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하고 '4+2 프레임을 통한 가치중심 경영'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사업구조 혁신 방안도 내놨다. 석유개발 부문은 오클라호마와 텍사스 셰일광구를 확장, 북미 기반의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성장한다는 'U.S 인사이더(Insider)' 전략을 수립했다.

화학 부문은 중국 시노펙과 손잡고 설립한 중한석화처럼 성공적 합작 모델을 계속 만드는 등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석유사업 부문에선 산유국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안정적 원유 도입 기반을 다지고 주요 수입국과 제휴를 통해 판로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정 사장은 해외 기업과의 큰 합작 투자의 경우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의 의사와 판단이 큰 역할을 차지하는 만큼 최 회장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포스코플랜텍 워크아웃 신청 = 자금난을 겪어온 포스코의 플랜트부품 계열사, 포스코플랜텍[051310]이 결국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선택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해 말 포스코로부터 2천900억원의 자금을 증자 방식으로 지원받아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우발 채무가 발생한 데다 최근 전 사주인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의 이란 자금 유용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융권의 차입금 만기연장이 거부되고 신규 자금확보가 어려워져 유동성 위기가 가속화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대주주인 포스코에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유상증자나 지급보증 등 추가적인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있으나 포스코는 자금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려면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채권단과 포스코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 계열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포스코플랜텍이 처음이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는 등 그룹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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