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로는 '외부장벽', 포트먼은 '내면장벽' "극복하라"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29 17: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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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먼 하버드대 졸업축사 "사기꾼증후군 이기고 배우의 길 복귀"드니로 뉴욕대 축사 "'거절의 문' 열정으로 넘어라" 직설
△ 로버트 드니로(AP=연합뉴스 자료사진)

드니로는 '외부장벽', 포트먼은 '내면장벽' "극복하라"

포트먼 하버드대 졸업축사 "사기꾼증후군 이기고 배우의 길 복귀"

드니로 뉴욕대 축사 "'거절의 문' 열정으로 넘어라" 직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영화 스타 워즈의 여주인공이자 하버드대를 나온 여배우 내털리 포트먼, 미국의 히스패닉계 여성 대법관 소냐 소토마이어,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의 여주인공 엠마 왓슨,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

모두 탁월한 성공을 이룬 여성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하나, 특이한 공통점은 모두 '가면 증후군' 혹은 '사기꾼 증후군'을 겪었거나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심리 현상은 자신의 성공이 자신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운이나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자기 의심과, 그래서 자신이 지금 남을 속이고 사기치고 있는 셈이며 언제든 그 사실이 발각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을 일컫는다.

이미 미국 언론들과 인터뷰 등을 통해 사기꾼 증후군 경험을 토로한 소토마이어, 엠마 왓슨, 샌드버그에 이어 포트먼(33)도 28일(현지시간) 모교의 졸업 기념 연설자로 나서 하버드대 재학 시절 늘 자신감 상실과 불안감 속에 살면서 때로는 울음을 터뜨리게 했던 사기꾼 증후군 경험담을 토로한 게 화제다.

앞서 22일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뉴욕대학교 예술대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에게 학업을 무사히 마친 것을 "드디어 해냈다"고 축하하고는 "그러나 이제 X됐다"며 비속어로 시작한 연설로 "올해 최고의 졸업식 축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드니로는 사회에 진출하게 된 예술대 졸업생들이 어엿한 직업을 쉽사리 갖게 되는 의대나 경영대 졸업생들과 달리 첩첩이 닫힌 '거절의 문'을 만나게 될 것이지만, 자신의 열정을 믿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도전하면 성공하리라는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던져 화제가 됐다.

드니로가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들로 외부의 장벽을 끝내 넘으라고 졸업생들을 응원했다면, 포트먼은 역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에 대한 의심과 불안감이라는 내면의 장벽을 극복해 타인이 나에게 기대하는 게 뭘까 전전긍긍하지말고 자신의 열정을 찾아 좇으라고 격려했다.

포트먼은 자신이 1999년 하버드대 교정에 섰을 때 "무언가 실수가 있었다는 생각, 내가 이들과 어울릴 만큼 머리가 좋지 않다는 생각, 말을 할 때마다 내가 그저 아둔한 여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었다"고 회고했다.

하버드대에 입학할 수 있었던 것도 학업능력을 인정받아서가 아니라 스타 워즈 영화로 유명해진 덕분이라고 남들이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도 학업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려고 신경생물학, 고급 헤브라이어 문학 등 일부러 어려운 과목을 수강했는데, 정작 주변 친구와 급우들은 쉬운 과목만 수강신청을 했더라고 포트먼은 회고했다.

그는 자신이 겪었던 것과 같은 "불안감과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도 모르는) 경험부족이 타인의 기대나 기준, 가치를 좇도록 할 수도 있으나, 그 무경험을 이용해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졸업생들에게 충고했다.

자신에게 하버드대 출신 최초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라는 영예를 안겨준 영화 '블랙 스완'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의 한계를 몰랐던 무경험 덕분이었다는 것.

그는 대학 졸업 후 하버드대 출신이 가는 길로 가지 않고 영화배우로 돌아간 것에 대해 "내가 배우가 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내가 그 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 주변 사람들과 멘토들을 통해서도 그게 내가 '받아들일 만한' 이유일 뿐 아니라 가장 좋은 이유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트먼이 사기꾼 증후군으로 내면적인 불안감에 시달린 끝에 "연기가 자신의 열망의 대상이며 하찮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였다"는 뜻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이 신문은 포트먼을 가르쳤던 하버대 교수들의 말을 인용, 포트먼이 의지가 굳고 집중력이 뛰어나고 근면하며 보기 드물게 지적능력이 높은 학생이었다고 덧붙였다.

사기꾼 증후군은 타인에게 무능력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게 함으로써 더 큰 성공을 이루도록 할 수도 있으나, 지나칠 경우 자신감 상실로 도전을 주저하고 뒤로 물러나 앉게 함으로써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잃어버려 결국 좌절과 실패로 끝나게 할 수도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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