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잠룡들 선명성 경쟁 속 내부 갈등 본격화
랜드 폴 "공화 매파가 IS 키워"…진달 "폴은 대통령에 부적합"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잠룡들의 내부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일제히 성토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서로를 향한 공격을 서슴지 않는 양상이다.
먼저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의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 발언 등을 둘러싸고 격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자유주의 성향의 폴 의원은 27일(현지시간) MSNBC 방송에 출연해 "우리 당의 강경 매파 때문에 IS가 출현하고 더 강해졌다"면서 "매파가 (이라크 등지에) 무분별하게 무기를 제공했는데 IS가 그 무기의 대부분을 강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매파가 이런 사람(IS)들을 만들어냈다"면서 "IS가 현재 리비아에도 곳곳에 퍼져 있는데 이는 클린턴 전 장관의 리비아 전쟁을 매파들이 지지한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그 이상의 것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IS 사태 악화와 관련해 공화당 지도부와 다른 대선 후보들이 하나같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 부재'와 '미흡한 대응'을 문제 삼는 상황에서 폴 의원이 공화당 내부의 매파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런 사고방식은 폴 의원이 미국 대통령에 부적합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완벽한 사례"라면서 "전장에서 우리 군인들이 목숨을 걸고 IS에 맞서 싸우는 이 상황에서 폴 의원은 가장 유약한 입장, 특히 민주당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폴 의원의 애국법 215조 연장 저지 시도를 문제 삼았다.
애국법 215조는 미 국가안보국(NSA)의 통신기록 수집 근거법으로, 이달 말 시한이 만료되는데 폴 의원은 지난 20일 상원에서 영구 폐기를 주장하며 장장 10시간 30분 동안 연설을 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2013년 NSA의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범죄자일 뿐이며 그는 현재 러시아에 숨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블라디미르 푸틴의 우산 속에 숨어서 우리에게 독재정권의 사악함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폴 의원은 그런 스노든을 편드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공화당 잠룡들의 이 같은 내부 다툼은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후보군이 20명에 육박하는데다가,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상황이라서 내부의 선명성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국가안보 등 당의 핵심 가치와 직결된 이슈에 대해서도 후보들 간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후보들 간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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