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최측근 '벵가지 사건' 사설첩보원이었나
전 백악관특보 블루멘탈 클린턴재단서 수년간 월급받아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무장집단이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을 공격한 사건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개인 이메일로 보고한 측근 인사가 클린턴재단으로부터 수년간 월급을 받고 고용됐던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 인사를 "오랜 친구"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그가 대가를 받고 '벵가지 사건'을 비롯한 리비아 내 첩보를 클린턴 전 장관에게 개인적으로 제공해온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인공은 시드니 블루멘탈(66)이라는 인물로 그는 2009∼2013년 클린턴 전 장관의 가족 자선재단인 클린턴재단에서 월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그를 써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멘탈은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백악관 특보를 지낸 인물이다.
국무부가 지난주 공개한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에 따르면 블루멘탈은 리비아에 관한 총 25건의 이메일 메모를 2012년 벵가지 사건 당시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벵가지 사건이 무장세력에 의한 테러로 보인다는 내용도 담겼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들 메모를 수시로 자신의 국무부 보좌관들에게 포워딩했으며 일부는 인쇄를 부탁했다. 또 적어도 한 차례 "메모 내용이 믿기 어렵다"는 이메일을 보좌관들에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블루멘탈은 다음 달 3일 하원 벵가지 사건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기로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많은 오래된 친구들이 있다. 정치권에 들어가면 그전에 알던 친구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듣는 게 중요하다"며 "그도 오래된 친구들 중의 한 명인데 그는 내가 요청하지 않은 이메일을 보내주곤 했다"고 말했다.
블루멘탈은 친구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날 블루멘탈이 클린턴재단에 돈을 받고 고용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그가 클린턴 전 장관의 사설 첩보원으로 활동했고, 그의 활동이 당시 국무부의 외교정책 등에 영향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벵가지 사건은 2012년 9월 리비아 무장집단이 리비아 벵가지에 있는 미국 영사관을 공격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를 포함한 미국인 4명을 살해한 사건으로 공화당은 클린턴 전 장관 재직 당시 벌어진 이 사건을 고리로 대선 주자인 그에게 공세를 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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