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김 노점상에서 연매출액 60억원 사장된 박향희씨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28 13:39:36
  • -
  • +
  • 인쇄

구운 김 노점상에서 연매출액 60억원 사장된 박향희씨



(괴산=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충북 괴산군 청안면에서 김을 생산하는 업체가 공장을 준공,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5천300여㎡의 터에 공장이라고 해야 1천600여㎡ 규모에 불과하지만, 이 회사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대표의 특이한 이력 때문이다.

이날 준공한 한백식품㈜의 대표이사 박향희(47·여)씨는 연매출액이 60억원에 달하는 어엿한 여성 기업인이지만, 12년 전만 하더라도 청주 육거리 시장에서 구운 김을 파는 '손수레 노점상'이었다.

그가 김을 구워 팔기 시작한 것은 남편이 사업에 실패한 2002년부터다. 3억 원이 훌쩍 넘는 빚을 지게 되면서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장사꾼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장사를 시작했을 때는 죽고 싶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한 달에 1천만 원의 수입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밤낮없이 김을 구워 팔아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노점상으로 사업에 뛰어든 박 대표는 밤잠까지 설치며 일을 한 덕분에 2006년에는 육거리시장 부근에 김 제조 공장을 차렸고, 이듬해에는 대형마트에도 진출했다.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지만, 여기에서 애환이 끝난 게 아니었다.

김을 구울 때 나는 연기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는 주변 상인들의 눈총을 받아야 했고, 연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매장을 빼라는 마트 지점장의 독촉이 이어졌다.

이런 '구박'이 박 대표에게는 도리어 도약의 계기가 됐다.

연기가 나지 않게 김을 굽는 설비를 3년간 연구해 개발에 성공, 특허까지 받았고, 2012년 육거리시장에 한백식품이라는 회사를 차려 대량 생산에 나섰다.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인 '박향희 김'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고, 화학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김으로 언론에도 소개되면서 매출액이 급성장했다.

최근 중국과 미국시장 진출도 구상하면서 생산 설비를 늘리기 위해 이번에 괴산에 공장을 신설한 것이다.

괴산군도 한백식품이 입주하면 지역 경제활성화와 고용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투자협약을 한 뒤 공장 설립을 지원했다.

괴산군 관계자는 "한백식품이 괴산에서 계속 성장해 주길 기대하면서 공장 운영에 필요한 상수도 설치 등 인프라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