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재호 고대총장 "선택·집중 필요…학과 구조조정은 안해"
취임 이후 첫 교수와의 대화…내달 세종캠퍼스·의료원에서도 진행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이 대학 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만,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염 총장은 27일 오후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총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총장과 교수와의 대화' 자리를 마련하고, 교수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모든 학문 분야를 골고루 육성하는 것은 국립대의 책무"라면서도 "사립대라 하더라도 고려대처럼 중심적인 대학은 최근 일부 대학처럼 기업 마인드로 (특정학문) 쏠림현상을 보이거나 직업교육 식으로 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21세기에 맞는 미래지향적 학문은 당연히 지원해야 하지만 동시에 인문·사회과학과 순수자연과학 등 기초학문도 지원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재원이 한정된 만큼 선택과 집중은 필요하지만 다른 대학처럼 (학과) 구조조정을 하지는 않겠다고 공언했다.
학생 선발과 관련해서는 "사교육으로 훈련 잘 받은 학생을 뽑는 게 아니라 가능성 있는 학생을 뽑아 우리가 잘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라며 "원석(原石)을 뽑을 방법을 입학처와 인재발굴처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외계층 선발과 관련한 질문에는 "소외계층 선발은 교육부가 마련한 여러 전형을 통해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특혜를 받고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 특별한 훈련을 받은 사람을 더 (많이) 뽑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기숙사 확충 등을 둘러싸고 학교 인근에 원룸과 하숙집을 소유한 지역 주민과 마찰을 빚은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염 총장은 "원룸이나 하숙집을 하는 주민들은 기숙사가 생기면 수요가 줄까 봐 항의를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이 늘면 지역 경제도 더 활성화할 수 있고 졸업생들이 다른 지역보다 값싼 원룸 등에 오래 머물 수도 있는 등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주민을 위해 강의를 개설하고 일부 도서관과 주차장을 개방하는 등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관련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교수와의 대화는 PC와 모바일로 교내에 생중계됐다. 일부 교수들은 생중계를 지켜보다 미리 마련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총장에게 질의하기도 했다.
염 총장은 다음 달 2일과 4일에는 각각 세종캠퍼스와 의료원에서 교수와의 대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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