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억지도 방점…한미 베이징으로, 中역할 주목
한미일, 北에 채찍 강화…北, 대화보다 반발할 듯
北정세 심각성 반영…압박·제재 실효성 확보 의문
대북 억지도 방점…한미 베이징으로, 中역할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효정 기자 = 한미일이 27일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위협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핵능력 소형화, 다종화 시도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발신했다.
지난 1월말 도쿄에서의 회동 이후 한미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가 약 4개월 만에 서울에서 만나 북핵, 북한문제에 대해 여전히 대화의 문은 열어놓으면서도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인 것이다.
◇엄중한 정세 반영…대화보다 압박에 무게
미측 수석대표인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미국이 뉴욕채널을 통해 대화의 메시지를 전했지만 북측이 호응하지 않은 사실을 거론하며 "북한이 압박 강화 외에 어떤 선택권도 주지 않았다"면서 압박의 고삐를 더욱 죌 뜻을 분명히 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북한에 대한 실효적 압박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구체적 (압박) 수단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일의 강한 압박은 최근 북한 정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은 북한의 불확실성과 북핵 고도화의 심각성에 인식을 같이했다.
북핵 문제가 교착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오히려 SLBM 시험발사로 또 다른 핵타격 수단 확보에 나섰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해상에서의 포사격 등으로 대남 위협 수준을 높이고 있다.
황 본부장은 "북한이 최근 공개적으로 위성발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면서 위성 발사를 빙자한 북한의 추가 장거리로켓 발사 가능성을 우려했다.
군부내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하루아침에 숙청한 것에서 보듯 북한의 내부 상황도 유동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은 무엇보다 북한의 추가 도발 억지를 최우선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은 또 북한에 대한 추가 압박·제재 카드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포석이다.
한미 수석대표인 황 본부장과 성 특별대표가 이례적으로 한미일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28~29일 베이징을 동시에 방문,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연쇄 양자 협의을 갖기로 한 것도 강력한 대북 압박 및 경고 메시지 차원으로 해석된다.
성김 특별대표는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우리와 협력하도록 하는 데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에 특별한 책임이 있음을 중국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압박카드 실효성 의문…중국의 대북압박 주목
한미일은 물론 중국이 가세하더라도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낼 실효적 수단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북한은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대화의 문턱을 낮춘 이른바 '탐색적 대화'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우선 북한의 SLBM 시험발사에 대한 유엔 차원의 논의가 주목된다.
우리 정부와 미국은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에 북한의 SLBM 시험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이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상황이다.
그러나 SLBM 시험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은 맞지만 현재 시험발사를 한 상황이고, 북한이 어느 정도의 기술력을 갖춘 것인지에 대한 평가도 명확하지 않아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한미일은 북한의 인권문제도 대북 압박카드로 적극 활용할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이 역시 해묵은 카드라는 점에서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북한의 반발만 키운 채 북한과의 대화는 계속 겉돌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주목되는 것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압박이다.
최근 북중 관계가 소원해져 중국의 대북 지렛대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6자회담 5개 당사국 가운데 대북 영향력 측면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수석대표는 베이징 방문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강도 높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한미일, 한미중 논의와 함께 28일 도쿄에서 열리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5개 당사국 차석대표급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여 여기서도 대북 압박 공조가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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