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日경제 기폭제 역할 못해…효과 크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일본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경제의 기폭제 역할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27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전날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23엔대로 하락했다. 일본 기업들의 2016회계년도(2015년 4월1일-2016년3월31일)의 예상환율인 달러당 115엔을 크게 벗어난 것이다.
엔화 약세는 수출 기업의 채산성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엔저가 계속되면 일본 상장기업들이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 상장기업들은 이번 회계연도 경상이익이 전년 대비 9% 증가하면서 2년 연속 최고치를 갱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엔저 효과가 확대되면 두자리수의 증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 지수는 8일 연속 상승해 15년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이 엔고 시절에 해외로 대거 생산시설을 이전한데다 무역보다는 해외 투자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바뀌어 경제의 기폭제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보도했다.
실제로 자동차 기업인 혼다의 수출 비중은 지난 회계연도에 3%에 불과했다. 예전처럼 엔화 약세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수익 구조라는 것이다.
파나소닉도 가전 제품이나 전자 부품을 중심으로 해외 현지 생산을 진행해 환율 변동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종전의 5분의 1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JP모건 증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엔화 약세가 수출은 늘리겠지만 설비 투자와 고용에 파급되는 효과는 약하다고 전했다.
오히려 석유와 식료품을 비롯한 수입품의 가격 상승을 통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늘리는 부정적 측면도 강하다는 것이다.
일본은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석유 수입의 부담이 커진 상태다. 지난해 유가가 급락하면서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 비용의 증가를 상쇄할 수 있었지만 최근 유가는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일본의 유력 제과회사인 모리나가와 야마자키 제빵은 전날 엔화 약세 등을 이유로 7월부터 가격 인상을 발표한데서 보듯 원자재 가격 상승을 빌미로 한 식표품 가격의 인상도 당분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야마다 히사 연구원은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수출 증가의 효과가 미미하다고 해도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지적 재산권의 수입은 엔화 약세로 늘어나므로 '1달러=120엔대'라면 전체적으로는 플러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즈호 종합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 엔화 약세의 일본 국내총생산(GDP) 부양 효과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22엔에서 더욱 떨어져 130엔까지 도달할 경우에는 0.21%에 그친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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