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창하는 도쿄 증시, 버블 가능성은 없나
도쿄 증시 시가총액, 89년 거품 붕괴 때 초과"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 도쿄 증시 시가총액이 '거품 경제' 때를 웃돌았으나 엔저 등에 따른 상승 여력 때문에 1989년과 같은 침몰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FT는 지난주 도쿄 증시의 토픽스 지수가 6거래일 연속 상승해 1,648을 기록한 상황에서 토픽스 1부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이 약 591조 엔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자산 거품이 극에 달했던 1989년 12월의 약 590조 엔을 웃돈 수준이다.
지난주 마감 기준 시가총액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18%에 달한다.
FT는 아베노믹스로 인한 '리플레이션(reflation: 디플레를 벗어나 심각하지 않을 정도의 인플레로 가는 것)'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보험 및 은행주에 특히 관심이 쏠렸음을 상기시켰다.
또 일본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중국인 관광객 증가, 정부 유도로 공공 펀드 투자가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한 것도 증시 열기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1989년처럼 증시가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증시가 과거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선 토픽스 1부 편입 기업 숫자가 당시보다 720개 증가했다. 지난주의 토픽스 마감지수 1,648은 80년대의 최고치에 비해 40% 낮다는 것이다. 주가수익률(PER)도 당시 평균 60배였으나 지금은 15배에 불과하다.
FT는 거품 붕괴 당시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에 일본의 8개사가 포함됐으나, 지금은 상위 100대 기업에 도요타와 미쓰비시-UFJ 파이낸셜 그룹만 들어가 있다고 전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BOAML)에 의하면 일본 상장지수펀드에는 지난주까지 13주 연속 자금이 유입돼 2년여 사이 최장기 순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이런 자금 유입에도 거래 주식의 40% 가량이 여전히 장부가를 밑돈다고 FT는 보도했다. 그만큼 상승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FT는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이 지난해 정부 유도로 채권을 줄이고 주식을 늘리는 쪽으로 투자 패턴을 바꿔왔다면서 올해에도 그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와중에 골드만 삭스는 토픽스 지수가 엔저 덕택에 12개월 안에 1,77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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