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격퇴 작전 명운 달린 '라마디 대첩' 초읽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26 0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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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시리아서 IS 동시 세력확산


IS 격퇴 작전 명운 달린 '라마디 대첩' 초읽기

이라크·시리아서 IS 동시 세력확산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의 성패가 달린 안바르 주(州) 라마디 탈환 작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작전은 IS의 집중 공세에 변변히 맞서보지도 못한 이라크군의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과연 이라크가 IS 사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판가름하는 분수령이다.

자연스럽게 라마디 탈환 여부에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 정부의 명운도 달렸다.





라마디 탈환작전이 임박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17일(현지시간) IS가 라마디 완전 점령을 선언한 뒤 알아바디 총리는 결국 시아파 민병대에 참전을 요청했다.

수니파 거주지역인 라마디 전투에서 배제된 시아파 민병대는 즉시 병력을 모아 라마디 부근에 2만여 명이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현지 언론들은 시아파 민병대 사령관들이 지도를 보면서 작전을 논의하는 사진을 속속 보도하고 있다.

알아바디 총리는 24일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라마디를 수일 내로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전엔 라마디 참패 뒤 전열을 겨우 정비한 이라크 군경에 시아파 민병대가 합세하고 안바르 주의 친정부 수니파 민병대까지 동원된다. 이란이 직접 지휘하는 시아파 민병대와 공동 작전을 꺼렸던 미군도 공습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바그다드의 안위와 직결된 라마디 탈환이 그만큼 급박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배경도 깔렸다.

3월 한달간 벌어진 티크리트 탈환 작전에선 미군의 공습없이 시아파 민병대와 이라크군이 주축이 됐다가 이란의 개입에 불안해 진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지역 수니파 국가들이 미국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IS도 대대적인 탈환 작전에 대응해, 라마디로 병력을 집결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IS가 트럭으로 24일 오후 무장대원 수십명을 라마디로 실어날라 시내 건물 곳곳에 배치했다는 주민들의 목격담을 전했다.

IS는 다른 점령지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진격 속도를 늦추고자 라마디 진입로에 지뢰와 급조폭발물(IED), 부비트랩 수천발을 설치하고 길목에 저격수를 배치하고 있다.

IS는 24일 친정부 수니파가 주둔한 라마디 부근 알바그다디에 7차례 자살 차량폭탄 공격을 가했다.

아울러 IS가 '칼리파 국가'를 설립한 지 꼭 11개월 되는 시점에 벌어지게 될 '라마디 대첩'은 이라크 정부 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대(對) 중동 정책의 평가도 좌우할 전망이다.

IS는 3월 말 이라크 북부 요충지 티크리트를 빼앗긴 뒤 4월 중순부터 라마디에 화력을 집중해 한 달만에 이곳을 점령했고 시리아 고대도시 타드무르(팔미라)까지 손에 넣었다.

이어 25일엔 이라크 서부와 시리아 동부를 잇는 국경도시 알왈리드와 알타나프를 장악하는 전과를 올려 두 나라의 통로 3곳 중 2곳을 IS가 통제하게 됐다.

이로써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직접 연결되는 고속도로의 대부분이 IS의 수중에 떨어졌다.



최근 IS의 잇따른 승리로 지난해 8월부터 9개월간 이뤄진 미군의 공습의 성과가 한계를 노출했다는 비판이 고조하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국내외에서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고조하는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강경한 중동 정책을 주문하는 미국의 보수성향 언론들이 라마디 패배를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부각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IS의 라마디 점령이 이라크와 미국에 무시할 수 없는 악재이긴 하지만, IS가 지난해부터 이 도시의 절반 정도를 이미 장악해 왔고 IS의 공격이 기습적이었다기 보다 한 달여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라마디 참패의 원인을 두고 미국과 이라크 정부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설전을 벌이는 이례적인 광경 역시 오바마 행정부의 IS 격퇴 작전에 대한 분란의 단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체면을 구기는 동안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 벨트'는 부쩍 주가를 높이고 있다.

이란은 이라크군보다 전투력이 우세한 시아파 민병대와 긴밀한 관계인 터라 임박한 라마디 탈환 작전이 성공한다면 이라크에서 강한 존재감과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다.

이란과 가까운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24일 IS에 맞서 시리아로 병력을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없이 IS를 격퇴할 수 없다"고 말한 이란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카심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호언장담에서 이들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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