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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
러시아 "바람직하지 않은" 비정부기구에 재갈 물리기
푸틴, 국제 인권·환경보호단체들 겨냥한 법률에 서명
(서울=연합뉴스) 윤동영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국제인권단체 등 국제적인 비정부기구(NGO)들의 러시아내 활동에 재갈을 물릴 수 있는 "바람직하지 않은 조직"에 관한 법에 23일(현지시간) 서명, 발효시켰다.
이에 따라 러시아 법무부에 의해 "러시아 헌법의 기본 질서와 국방및 안보에 위협이 되는" 단체로 지정되는 외국이나 국제 비정부기구들은 러시아내에서 활동이나 지부 설립 등이 금지된다.
이를 어기는 단체나 금지 단체에 협력한 러시아 국민들은 거액의 벌금이나 6년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진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반부패운동의 국제투명성기구(TI), 인권옹호를 위한 국제앰네스티, 환경보호 운동의 그린피스 등 국제 인권환경 단체들의 러시아내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바람직하지 않은" 조직으로 지정되면, 러시아내 지부를 폐쇄해야 하며 언론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활동 내용을 알리는 것도 금지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 2012년 대통령에 3번째 당선되자 해외에서 자금지원을받는 러시아 비정부기구들을 "외국 대행단체"로 등록토록 입법화함으로써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시민사회 단체들의 활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이후 환경운동 단체부터 동성애 인권단체에 이르기까지 수십개 시민사회 단체가 러시아 당국의 단속 대상이 됐다.
국제NGO를 겨냥한 새 법은 러시아 법무부가 법원의 판단도 구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조직이나 단체로 규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독소조항으로꼽힌다.
이 법 지지자측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서방간 긴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부 세력이 러시아에 개입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앰네스티는 이 법이 러시아 시민사회의 "숨통을 죄는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영국의BBC는 전했다.
특히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휴 윌리엄슨 유럽·중앙아 국장은 이 법이 외관상으론 외국 인권단체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주 타깃은 러시아 인권운동가들과 단체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국제투명성기구 등도 이 법이 자신들의 러시아 지부들에 대한 탄압에 악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최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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