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수용·세제 개혁안 지연…"전략 부족"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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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25일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운데)가 제조업 활성화 정책 '메이크 인 인디아'를 선포하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
<모디 총리 1주년> ① '모디노믹스'에 국제적 기대감 고조
'메이크 인 인디아'로 경제 활성화 추진…중국 앞서는 경제성장 전망
토지수용·세제 개혁안 지연…"전략 부족" 지적도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승리한 뒤 "인도가 이겼다. 좋은 날이 온다"며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6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취임 전부터 경제 회생과 관료주의 개혁을 강조해 국내외의 높은 기대를 받은 모디 총리의 경제정책 '모디노믹스'는 침체한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디 총리는 특히 작년 9월 제조업 활성화 캠페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주창, 중국을 대체할 세계 제조업 허브로 인도를 키우겠다는 자신의 경제 구상을 구체화했다.
'메이크 인 인디아'는 적극적인 투자 유치로 현재 15%인 제조업 비율을 25%로 올리고 경제개혁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대규모 생산단지 개발을 위한 토지수용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력·석탄·도로·철도·항만 등 인프라 개발을 위한 외국인 투자 제한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노동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시장 불안 등 거시경제 문제점을 해소하겠다고 다짐했다.
예전 사회주의식 경제 시대를 이끈 경제기획위원회를 해체하고 새로운 경제환경에 맞춘 경제정책 입안을 위해 국가개조기구(NITI Aayog)를 설립했다.
갠지스강 정화사업을 비롯한 '클린 인디아', 스마트시티 100개 건설 등 대규모 개발 사업도 잇따라 제안했다.
주요 경제지표는 이 같은 모디 총리의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2년 1천929억 달러였던 무역적자는 지난해 1천415억 달러로 줄었다. 인도에 대한 해외직접투자액은 작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295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 늘어났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8일 기준 3천520억 달러로 2013년 8월 2천754억 달러보다 28% 증가했고 인도 센섹스 주가지수는 현재 2만7천800대로 2013년 8월 대비 50% 상승했다.
국제기구와 신용평가사는 앞다퉈 인도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7.5%로 16년 만에 중국의 경제성장률(6.8%)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지난 4월 발표했다.
세계은행도 올해 인도 성장률을 7.5%로 전망한 데 이어 2017년에는 8%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인도 성장률이 7.8%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4월 인도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작년 9월 인도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3월 인도를 방문해서 한 강연에서 "구름 낀 세계 경제 지평선에서 인도는 밝은 지역"이라며 세계 경제가 2008년 국제 금융위기에서 더디게 회복하는 가운데 예외적으로 인도 경제가 긍정적이라며 호평했다.
물론 인도의 성장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인도가 올해 초 국내총생산(GDP) 산정방식을 국제기준에 맞게 바꾸면서 종전에 저평가된 부분이 반영돼 저절로 성장률이 올라간 측면이 있고 외국 투자자를 곤혹스럽게 하는 복잡한 세제와 노동법 개혁 문제, 재정 건전화를 위한 보조금 삭감 등에서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개발사업을 위해 토지수용을 쉽게 하겠다는 토지수용법 개정안은 농민과 야당의 거센 반대로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또 주(州)별로 다양한 부가가치세 제도를 단일한 상품·서비스세(GST)로 통합하는 세제개혁안도 의회에서 처리가 미뤄졌다.
세계은행에서 30년간 근무한 아누팜 칸나 박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디 정부가 제시한 목표를 체계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를테면 정부내에 '생산성을 높이자'는 목표는 있지만 어떻게 높일 것인지 논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동시에 많은 의제를 제시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공무원 조직이 눈에 보이는 단기적 성과물을 내는 데만 집중할 뿐 중장기적 전략 수집에는 소극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모디 총리 취임 이후 인도 경제의 체질이 성장과 발전을 향해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큰 이견이 보이지 않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인도의 부상은 중국에 버금가는 세계경제대국으로의 부상이 현실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우리도 인도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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