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일가족 4명 수면제 검출…경찰 "사인은 질식사"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지난 13일 부산 해운대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숨진 일가족 5명 가운데 집에서 발견된 4명의 몸에서 수면제 성분이 나왔다.
해운대경찰서는 추락해 숨진 김모(38) 씨를 제외하고 가족 4명의 입 안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김 씨의 집에 있던 술과 음료수 등을 분석했으나 수면제 성분이 발견되지 않아 숨진 4명이 어떻게 수면제를 먹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일가족 5명의 시신을 부검해 보니 김 씨는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숨졌고 아버지(67), 어머니(64), 누나(41), 조카(8)는 커튼 줄에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생활고로 동반자살을 선택했는지, 김 씨와 아버지가 합의해 나머지 가족을 살해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김 씨와 아버지가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뤄 적어도 두 사람은 동반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나머지 가족 3명이 자살에 동의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단서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과수에서 시신의 혈액과 위 내용물 등을 분석한 최종적인 검정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아들이 자고 있는 가족들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씨는 13일 오전 7시께 부산시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4층 화단에 떨어져 숨진 채로 발견됐고, 이 아파트 51층에 있는 집에서는 아버지, 어머니, 누나, 조카 등 4명이 숨져 있었다.
김 씨는 "어제 새벽 늦게 가족을 다 보낸 뒤 시신을 닦고 어루만지며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고, 아버지도 유서에 "자식을 잘 못 키웠다. 내 탓이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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