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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덕여중 찾은 세계교육포럼 참가자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2015 세계교육포럼에 참석한 외국인들이 22일 서울 중구 창덕여중을 방문했다. 참가자들이 창덕여중 학생들이 레고 블록으로 만든 세계지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15.5.22 nojae@yna.co.kr |
"한국 학생들 행복해 보여요…다양한 교육 놀라워"
학교 참관 개도국 관계자들 '찬사' 일색…교육계 "전시성 프로그램"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권영전 기자 = 인천시 송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에 참석한 외국의 교육 공무원과 전문가들이 22일 서울 시내 학교를 찾았다.
전날까지 사흘간 회의 일정을 마치고 한국의 교육 현장을 엿보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자리였다.
압둘라 나지어 몰디브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포럼 참가자 43명은 서울 용산구 신용산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오전 10시50분께 학교에 도착한 이들은 곧바로 이 학교 3∼4층의 3학년 교실로 향했다.
2010년 유네스코 협력학교로 지정된 신용산초등학교는 국제교류 활동이 다양한 학교다.
외국인 손님들의 방문에 맞춰 학생들이 만든 만국기를 창문에 전시했고 중국과 러시아 대사관에서 일일교사를 초청해 수업하도록 하는 등 세심하게 준비됐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몰린 것은 역할극 놀이를 펼친 3학년 4반.
모형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도깨비를 연기하는 학생이 종이로 만든 정자관(程子冠)을 쓰고 놀부를 연기하는 학생을 쫓는 장면에서는 연방 '찰칵'하는 스마트폰 카메라 촬영음이 들렸다. 일부는 수업 내용을 캠코더로 통째로 녹화했다.
인절미를 만드는 체험학습 수업을 선보인 3학년 10반은 참가자들의 한국음식 체험장이 되기도 했다.
칼레슈와 신하 유네스코 네팔위원회 부위원장은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모두 행복해보인다"며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수업 방문을 마치고 강당에서 4∼6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리코더 합주단과 합창단,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었다.
나지어 장관은 "우리는 선생님이 학생들을 앉혀놓고 판서하는 방식의 수동적인 교육을 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동기부여가 된 학생들이 열정을 갖고 참여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몰디브에) 돌아가면 비슷한 체제를 시도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국립중앙박물관과 마이스터고인 서울로봇고등학교를 찾았다.
또 다른 외국인 참가자 34명은 서울시 중구 창덕여자중학교를 방문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서울미래학교'로 지원하는 창덕여중은 정보통신(IT)를 활용한 첨단 기자재와 다양한 수업방식 등으로 새로운 학습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포럼 참가자들은 창덕여중에서 과학과 연극 등의 수업을 참관하고 온돌형, 소극장 형태의 교실 등 학교 시설을 둘러봤다.
특히 중앙 현관에 레고 블록으로 만들어진 세계지도 작품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작품은 학생들이 외국 손님을 맞이하려고 한달 정도 만든 것. 스마트폰 앱으로 각국의 국기를 비추면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참가자들은 학교 방문을 마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화성 창덕여중 교장에게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한 외국인은 "학생들을 어떻게 선발하느냐"고 궁금해했고 다른 참석자는 "왜 여학생만 있습니까. 차별이 아닙니까"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창덕여중을 방문한 몰디브 교육부의 남자 아미나스 씨는 "학교 시설도 훌륭하고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모습도 좋다"며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발도상국에서 온 포럼 참가자들은 대부분 학교를 둘러보고 칭찬을 많이 했다.
그러나 방문학교가 교육 환경이 우수한 학교라는 점에서 한국 학교의 일반적인 여건과 교육 현실을 보여준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새벽부터 등교해 입시에 매달리는 안타까운 모습도 있는데 이번 학교 방문은 자랑하고 싶은 모습만 보여준 전시성 성격이 짙다"고 꼬집었다.
이날 서울, 경기, 인천에 있는 학교와 문화시설 등 7개 코스를 나눠서 방문한 세계교육포럼 참가자는 모두 19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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