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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연하는 슈뢰더 전 독일 총리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21일 오후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특별대담 '독일 어젠다 2010의 경험과 한국에 주는 조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15.5.21 leesh@yna.co.kr |
슈뢰더 전독일총리 "노동시장 개혁으로 실업률 낮춰"(종합)
전경련 특별대담…"메르켈은 내 개혁의 수혜자"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현 독일 총리에 대해 "내 개혁의 수혜자"라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독일 어젠다 2010의 경험과 한국에 주는 조언'이라는 주제로 열린 특별대담에서 강연을 통해 "2000년에서 2005년은 개혁의 시기였다"면서 "당시 독일은 '유럽의 병자'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개혁을 통해 '건강한 여성'이란 말을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끌던 사민당과 녹색당의 연정은 '어젠다 2010'이라는 포괄적 개혁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독일의 경쟁력이 너무 낮았는데 이를 강화하고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시장 뿐 아니라 조세·사회복지 제도 개혁, 교육과 혁신에 더 많은 투자하는 내용 등이 있었는데 가장 핵심은 노동시장 유연성이었다"면서 "임시직과 단기·시간제 근로를 많이 늘렸고 해고보호법을 개혁했다. 연금 수령 연령을 67세로 높여 연금 재정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독일은 실업률이 매우 높았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에 따르면 노동시장 개혁이 굉장히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에 대한 저항이 많았다면서도 "고통스러운 개혁을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나는 어젠다 2010 때문에 선거에 지고 권력을 상실했지만 현재의 메르켈 총리 정권은 어젠다 개혁의 수혜자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어진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방하남 전 고용부 장관 등과의 대담에서 폴크스바겐의 이사였던 페트 하르츠가 이끈 이른바 '하르츠 위원회'에서 개혁안을 만들고 정부가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르츠 위원회를 만들기 전에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했지만 노측이나 사측 모두 정부에 요구하기만 해 이것으로는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면서 "하르츠 위원회를 통해 개혁안을 마련해 입법했다. 정부는 정당성이 있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개혁해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 네덜란드에서 노사가 개혁안을 만든 사례가 있다면서도 하르츠 위원회가 개혁안을 제시한 독일의 방식이 빠르고 효율적이라고 했다.
그는 "노사가 동일한 안에 합의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합의가 안 되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은 위에서 아래로 갈 수밖에 없으며 그것이 정치가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이 개혁정책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고 사민당 내에서도 반발이 컸다면서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이 오면 반대 의견을 듣지 않고 추진해야 하는 시점이 온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왜 이런 일을 하는지 끊임없이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굉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 노사가 합의해 개혁안 만드는 것이 지금까지는 실패했다"면서 "국익을 위해서는 리스크를 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청년실업 해결책에 대한 질문에 그는 "한국의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인데 이를 바꿔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오히려 연구개발을 더 많이 하는 경우가 많고 임금 수준도 차이 없다"면서 "중소기업이 세계화하도록 지원해야만 중소기업이 클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어젠다 2010'의 부정적인 측면도 인정했다. 그는 "모든 개혁은 그림자가 있다"면서 "독일 노동시장에서는 저임금 분야가 만들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이후 독일에서 최저임금제가 도입됐다면서 "전반적으로 보면 노동시장 유연화와 최저임금제를 조화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앞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개회사에서 "슈뢰더 총리가 '어젠다 2010'을 발표한 뒤 독일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300만명이 넘던 실업자 수는 2012년 231만명으로 줄었으며 실업률은 2005년 11.7%에서 최근에는 6.4%로 낮아졌다"면서 "우리 노동시장의 경쟁력은 최하위인데 사회구조를 바꾸고 체질을 개선해야만 청년실업을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나란히 참석해 축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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