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맥도날드 주총 맞춰 '시급 15달러' 쟁취 대규모 시위(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21 16: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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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맥도날드 주총 맞춰 '시급 15달러' 쟁취 대규모 시위(종합)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의 시간제 노동자들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본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는 실적 부진으로 올해 3월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 후 처음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 맞춰 진행됐다.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약 1만6천 원)를 요구하는시위에는 미국 전역의 맥도날드 시급 노동자와 지지자가 참가했다.

시카고 교외 오크브룩의 맥도날드 본사 앞에 모인 시위대 규모는 경찰 추산2천명, 시위대 추산 5천여명이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날 시위가 서비스업종사자국제노조(SEIU)가 추진해온 '15달러 쟁취 투쟁 캠페인'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캔자스시티에서 동료와 버스를 빌려 타고 왔다는 데럴 밀러(35)는 "현재 지급받는 시간당 7.75달러(약 8천 원)로는 공과금 납부도 버겁다. 자유로운 삶은커녕 생활을 유지하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맥도날드 본사 건물 서편 800m 지점에 모였던 시위대는 매일 일을 하면서도 정부식량보조프로그램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15달러를 위한 투쟁" 등의 구호를 외치며 본사를 향해 행진했다.

경찰은 안전을 이유로 맥도날드 본사 인근 도로를 차단했으며, 맥도날드 측은 본사 근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본사 인근의 맥도날드 매장도 임시 휴업했다.

앞서 지난달 맥도날드는 오는 7월 1일부터 맥도날드 직영점 노동자들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1달러 인상하고, 2016년 말까지 평균 시급을 1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내 1천500개 직영점 9만 명 이상의 시급 직원이 해당되지만, 이는 미국 전체 맥도날드 매장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75만 명에 이르는 미국 맥도날드 노동자가운데 가맹점에 소속된 66만 명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맥도날드는 본사가 가맹점이 노동자 임금 인상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시위대는 맥도날드 주주들이 직영점 뿐 아니라 가맹점 직원들에 대해서도 공동 고용주로서 책임을 갖는다며 맥도날드 본사가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를 따라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분석기사에서 맥도날드 이사회가 특정 인맥을 중심으로 구성돼 장기 집권, 맥도날드 실적 부진과 쇠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사임명권이 있는 맥도날드의 지배구조위원회 위원들의 임기는 평균 17년이다. 비상임이사회의 책임 이사는 정년(73세)이었던 2003년 은퇴하지 않고 85세인 현재까지 책임 이사직을 맡고 있다.

또 비상임이사 13명 가운데 10명이 시카고 재계 출신이며, 13명 가운데 8명은 비상임 이사직을 맡기 전에 상임 이사들 가운데 누군가와는 직접 알던 사이였다.

맥도날드는 최장 기간 이사를 맡아온 3명과 관련된 회사들과 1억5천만 달러(약1천640억원) 상당의 '특수 관계자 거래'를 했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인 넬 미노우는 맥도날드가 공룡이 되어버린 이사회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사회는 주요 이사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연봉을 지급하고 적절한 전략을 세우지도 못했지만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았다"며 특히 지배구조위원회 위원의 평균 17년 재직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공룡 문화'를 비판했다.

다른 전문가인 엘리너 블록샴도 맥도날드 같은 대기업이 이사회를 특정 인맥으로 채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소비자들이 요구에 맞춰 중요한 변화를 추구해야 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맥도날드의 실적 부진에 불만을 품은 대주주 일부는 이러한 문제를 총회에서 제기할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21일 열리는 주총은 지난 3월 1일 CEO로 취임한 스티브 이스터브룩 주재로 열리는 첫 회의로, 맥도날드는 이날 주총에 언론의 출입을 금지했다.

최근 실적 부진을 거듭하는 맥도날드는 지난해 4분기 순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하고 매출도 7.3% 하락하자 이스터브룩으로 CEO를 교체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순익도 작년 1분기 대비 32.6% 줄어드는 등 나아지지 않아 직영점 3천500곳을가맹점으로 전환키로 하는 등 초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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