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손에 들어간 '사막의 진주' 시리아 고도 팔미라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21 12: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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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 유적 유네스코 유산 등재…시리아, 국제사회 도움 요청


IS 손에 들어간 '사막의 진주' 시리아 고도 팔미라

로마시대 유적 유네스코 유산 등재…시리아, 국제사회 도움 요청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고대 유적이 있는 시리아의 오아시스 도시 팔미라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손아귀에 넘어갔다. 팔미라에 있는 2천 년 전 고대유적도 IS의 손에 처참하게 훼손될 위험에 놓였다.

20일(현지시간) AP·AFP 등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의 라미 압델 라흐만 대표는 "IS가 팔미라의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팔미라 남서쪽에 위치한 고대 묘지와 기둥, 박물관 등 고대유적까지 IS에 장악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라크 북부의 고대 아시리아 도시 님루드와 고대 파르티아 제국의 원형 요새 하트라 등 점령지의 유적을 파괴한 IS의 전력을 볼 때 팔미라 유적도 곧 이들과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마스쿠스에서 북동쪽으로 210㎞ 떨어진 시리아 사막 한복판의 팔미라는 '사막의 베네치아' '사막의 진주' '사막의 공주'라는 별칭이 따라다닐 정도로 중동 지역에서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고대 유적지 중 하나다.

팔미라는 '야자수의 도시'라는 뜻으로, 기원전 19세기 시리아 사막을 지나는 이들이 쉬어가는 곳으로 처음 기록에 등장한다.

팔미라가 본격적으로 부와 명성을 쌓기 시작한 것은 기원 전후 로마제국 시절이다.

1세기 중반 로마의 속주인 시리아의 일부가 돼 로마의 지배를 받았고, 오아시스 도시라는 입지를 이용해 페르시아, 인도, 중국, 로마제국을 잇는 실크로드 무역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팔미라의 고대 유적 대부분은 이 시기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건축된 것이다. 동서가 교차하는 위치에 있어 고대 로마와 그리스, 페르시아의 양식이 혼합됐다는 것이 팔미라 건축물의 특징이다.

웅장한 기둥이 줄지어 늘어선 거리와 바알신전, 대규모 묘지유적, 원형 경기장 등이 유명하다.



팔미라 역사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은 '팔미라의 클레오파트라'로 불리는 3세기 제노비아 여왕이다.

어린 나이에 왕위를 물려받은 아들 와발라트를 대신해 섭정에 나선 제노비아 여왕은 로마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아들에게 로마 황제의 지위를 부여했다.

군사원정을 통해 시리아 전역과 이집트 일부로 제국을 확장해나갔지만 이후 273년 로마의 공격을 받아 제국은 패망의 길을 걸었고 6세기 아랍인에 정복됐다.

오랜 세월 폐허로 남았던 팔미라는 17∼18세기 이곳을 지나던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아름다움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20세기 들어 일부 복원됐다. 1980년 유네스코는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지난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기 전에는 매년 15만 명의 관광객이 팔미라를 찾았다.

4년 넘게 이어진 긴 내전으로 팔미라는 유적들의 기둥과 조각 일부가 훼손되는 등 시리아의 다른 유적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수난을 겪었고, 2013년 유네스코가 '위기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리기도 했다.

오랜 세월 고난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팔미라의 유적은 이번 IS의 위협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마문 압둘카림 시리아 문화재청장은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IS 조직원 5명만 들어가도 모든 것을 파괴해버릴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절실하게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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