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군이다, 당장 나가라" 남중국해 중-미긴장
CNN, 남중국해 미 정찰기 동승…중 인공섬은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여기는 중국 해군, 여기는 중국 해군. 오해를 피하려면 제발 떠나십시오."
정중하던 경고 메시지는 '우리는 국제공역(international airspace)을 지나고 있을 뿐'이라는 미군의 거듭된 답변에 "여기는 중국 해군... 여기서 나가!"라는 짜증 섞인 반응으로 되돌아왔다.
20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 상공을 정찰한 미 해군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에 동승한 CNN 방송은 양국 군 사이를 팽팽히 감돈 긴장감을 이같이 전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P8-A기에 떠날 것을 요구하는 중국 해군의 영어 경고 무전은 8차례나 반복됐다.
초계기 조종사인 마이크 파커 대위는 "중국 해군의 무전은 해안에서 전송된 것이 분명하다"며 피어리 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永暑礁>) 위 인공섬에 지어진 레이더 기지를 가리켰다.
중국은 피어리 크로스 암초가 속한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에서 축구장 1천500개에 해당하는 8.1㎢ 규모의 인공섬들을 짓고 군 막사, 망루, 군용기 활주로 등을 설치하고 있다. 이를 가리켜 일각에서는 "중국의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이라고 부른다고 CNN은 전했다.
매트 뉴먼 소령은 "이곳에는 중국 군함과 해안경비대 선박이 수없이 많이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인공섬 내 군사시설이 늘어날수록 미 정찰기나 함정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더욱 잦아지고 거칠어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최근에는 미 연안전투함(LCS)인 USS 포트워스 함이 스트래틀리 군도에서 해상 초계 활동을 하다 중국 해군 호위함과 맞닥뜨린 일도 있었다.
미 국방부는 인공섬에서 12해리 이내로 군용기와 군함을 파견해 중국을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양국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벤 카딘(민주·메릴랜드) 의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남중국해 정찰을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호평하면서 "이는 중국의 도발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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